대구 앞산 케이블카 급출발·정지 사고···1차 급정지 후 3차례나 더 승객 태웠다

  • 명민준,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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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5-07  |  수정 2014-05-07 08:36  |  발행일 2014-05-07 제6면
사고 위험에도 운행 강행…10여명 부상
안내방송·상황 설명 등 안전조치도 안해
최근 기술검사서 별다른 문제 발견 못해
대구 앞산 케이블카 급출발·정지 사고···1차 급정지 후 3차례나 더 승객 태웠다
지난 4일 오후 수차례 급출발 사고를 일으킨 대구 앞산케이블카가 운행이 중지된 채 서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10여명의 부상자를 낸 대구 앞산 케이블카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원인이 된 또 다른‘인재(人災)’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주>대덕개발 측은 1차 급정지 사고 이후에도 1시간여 동안 세 차례나 더 승객을 태우고 운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오후 6시1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앞산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에서 승객 20여명을 태운 케이블카(48인승)가 급출발한 뒤 8m쯤 하강하다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업체 측은 1차 사고 이후 무인 운행 점검을 한 뒤 다시 승객들을 태워 출발을 강행했지만, 또다시 급출발·정지를 반복했다. 결국 네 번의 사고가 반복된 후에야 운행이 정지됐다.

이날 사고로 케이블카에 타고 있던 김모군(4)이 유리에 머리를 부딪혀 부상을 입었고, 김모씨(66) 등 2명이 케이블카에서 내려 1시간쯤 걸어서 하산하다가 무릎과 발목에 통증을 느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승객 김달수씨(66)는 “승객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사고위험이 뻔한데도 수차례 운행한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승객들에 따르면 업체 측은 급출발·정지 현상이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안내방송과 상황 설명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물론, 걸어서 하산길에 나선 승객들에게 길 안내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기관의 케이블카 점검 여부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6일 남구청에 따르면, 앞산 케이블카는 1년에 한 번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정밀 기술점검을 받는다. 또 남구청도 정기적으로 △운행일지 △안전점검 서류작성 여부 △탑승객 주의사항 게시 △직원대상 안전교육 실시 등을 점검한다.

남구청 교통과는 “지난 1월20일과 이달 1일에 실시했던 정밀기술검사와 육안검사에서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남부경찰서는 5일에 이어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비불량 등 정밀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케이블카 조종기사는 “컨트롤박스 키판에 문제가 있어 멈췄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앞산 케이블카는 1974년 완공됐으며, 총 길이 795m에 초속 3.5m로 운행된다. 2003년과 2006년 두 차례 운행 중 정지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시설에 낙뢰가 떨어져 부품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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