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17] 뱅 앤 올룹슨(BANG&OLUF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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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26  |  수정 2014-04-26 08:11  |  발행일 2014-04-26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17] 뱅 앤 올룹슨(BANG&OLUFSEN)

최근 몇 년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 불면서 음악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관심도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단순히 듣는 음악에서 감동과 기적을 경험하게 하는 감성적 도구로 변화되면서 음악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게 됐고, 차츰 오락의 경계를 넘어섬에 따라 더 좋은 음질과 영상을 체험하려는 대중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는 홈 엔터테인먼트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게 됐고,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의 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덴마크의 명품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 앤 올룹슨(BANG&OLUFSEN)’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명맥을 이어가며 ‘디자인과 기술력의 완벽한 조화’로 산업디자인계의 교과서로 불린다.

투명한 유리판이 앞을 막고 있는 뱅 앤 올룹슨의 오디오는 전자제품이라기보다는 ‘예술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던하다. 버튼 하나 보이지 않는 심플한 외관은 ‘이게 과연 동작은 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만, 알고 보면 까다로운 오디오 마니아들이 최고의 음질로 인정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올해로 89주년을 맞으며 한 세기에 가까운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뱅 앤 올룹슨은 라디오를 시작으로 오디오·TV·스피커·전화기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폭을 넓혀가며, 혁신적인 기술력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완벽한 조화로 영화·음악 등의 완벽한 감상을 원하는 마니아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뱅 앤 올룹슨의 역사는 1925년 라디오 방송국들이 번창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엔지니어 출신 피터 뱅과 스벤트 올룹슨이 새로운 라디오를 만들기 위해 뜻을 합치면서부터다. 당시 라디오는 건전지나 축전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했는데, 음악을 듣다가 전력이 떨어지면 충전소에 가서 화학약품을 묻혀가며 충전을 해야만 했다. 이러한 번거로움에 불편함을 느낀 뱅과 올룹슨은 축전지가 필요없는 라디오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둘의 이름을 합쳐 ‘뱅 앤 올룹슨’을 설립하고, 계속되는 연구 끝에 라디오의 동력원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정류기 ‘B&O 일리미네이터(Eliminator)’를 내어놓으며 첫 걸음을 내디딘다. 일리미네이터로 성공을 거둔 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원래의 목표였던 완전히 새로운 라디오를 만들기 위해 연구에 전념한다. 몇년 후 이들은 플러그만 꽂으면 되는 라디오 ‘The Five Lamper’를 개발했고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매우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키며 또 한번의 성공을 거둔다.

꾸준히 역사를 이어가던 뱅 앤 올룹슨은 1950년대 말에 ‘덴마크의 품질 보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그에 어울리는 앞선 기술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들은 혁신적인 제품에 남들과 똑같은 디자인을 입히지 않았다. 평범한 모양으로는 평범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독창적인 디자인을 통해 그들의 혁신성을 보여줬다. 동시에 이들은 품질과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를 주타깃으로 해 마케팅 영역에 있어서도 차별성을 뒀다. 1960년대에 뱅 앤 올룹슨을 대표한 슬로건은 ‘가격보다 취향과 품질을 중요시하는 고객을 위하여’였다. 이 슬로건은 단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다소 비싸지만 훌륭한 음질을 가진 오디오를 만드는 것이 이후 회사의 비전과 목표가 되기도 했다.

뱅 앤 올룹슨은 우리의 삶에 친근하게 다가오는 디자인을 통해 인간의 감성에 어필하는 제품을 만들며, 이들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은 대부분 일상의 평범한 존재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되곤 한다. 조용한 거실을 작은 영화관으로, 정적인 서재를 동적인 공연장으로 변신시키며 뱅 앤 올룹슨은 새로운 공간의 미학을 제공하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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