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혁신도시 공공건물 금융기관 입점경쟁 치열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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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31  |  수정 2014-03-31 11:13  |  발행일 2014-03-31 제3면
해당 기관 급여계좌 등 부수 거래 수반 안정적 수익 확보 가능
가장 눈독 들이는 곳은 이전 직원 740명 信保
최대규모 인원 옮겨오는 한국 가스공사 건물엔 업무 특성상 외환銀 유리
대구 혁신도시 공공건물 금융기관 입점경쟁 치열
<자료: 대구시 제공>

허허벌판이던 대구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이 속속 둥지를 틀면서, 공공기관 건물 내에 입점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은행이 공공기관 내에 입점한다는 건 해당기관의 주요 거래은행이 된다는 의미다. 직원 급여계좌, 신용카드 등의 부수 거래가 수반돼 안정적 수익이 확보될 뿐만 아니라 이미지 측면에서도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금융기관들은 입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용보증기금으로의 입점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월 이전 예정인 신용보증기금은 이전 인원이 많은 데다 위치도 좋아 눈독을 들이는 은행이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공공기관에 입점하게 되면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서 안정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므로 이미 오래전부터 물밑작업에 들어간 은행이 많고, 로비도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3월말 현재까지 대구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에 입점한 은행을 보면 모두 주거래은행이다.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각각 입주 완료된 한국감정원과 한국산업단지공단에는 IBK기업은행이 자리 잡았다. 이 두 기관은 바로 옆에 붙어있지만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이 출장소 형태로 모두 입점했다. 대구은행도 한국산업단지공단 입점을 희망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 측에서도 바로 옆에 붙은 공공기관 2곳에 나란히 입점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거래기관인 한국산단공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는 신한은행이 직원 4명이 있는 출장소 형태로 입점했다. 위치가 썩 좋지는 않지만 주거래은행으로서 1층에 둥지를 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커뮤니케이션센터 4층에 출장소를 오픈했지만, 공공기관 입점이 가속화되는 올 하반기쯤에는 이 건물 1층으로 자리를 옮겨 지점으로 승격해 오픈할 계획이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만이 아직 입점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입점 장소는 신용보증기금 건물이다. 신용보증기금은 금융 정책기관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이전 직원이 740명으로 대구 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한국가스공사(832명) 다음으로 많아 갖가지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주요 공공기관으로 진입하는 대로(大路)에 위치해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하고 홍보효과도 크다. 신용보증기금 입점을 희망하는 은행은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을 비롯해 아직 혁신도시 내 점포를 정하지 않은 대다수의 시중은행이다. 이미 출장소 두 곳을 오픈한 기업은행마저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현재 입점을 희망하는 은행이 생각보다 많다. 다수라고만 밝히겠다”면서 “철저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입점은행을 선정해야 불만이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해당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4월말까지 선정 방식 등을 정하고 제안서를 받아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입점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에 입점할지 상가에 들어갈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내달 입점 계획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고,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구혁신도시에 오는 공공기관 중 현재 하나은행이 주거래은행인 곳이 없다. 입점의향은 있는데 공기업과의 거래, 상가 발전성 등을 따져보며 시장조사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대규모의 인원이 옮겨오는 한국가스공사로의 입점 경쟁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 외환 거래가 많은 가스공사의 업무 특성상 현재 주거래 은행인 외환은행이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대구은행이 투뱅크로라도 입점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가스공사 측에 밝힌 상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커뮤니케이션센터 외에 신용보증기금, 한국가스공사 등을 비롯한 공공기관 두 곳 정도에 입점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주거단지에도 점포 개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다음으로 입지가 좋은 장소로 꼽히는 곳은 한국감정원 옆의 중심상업지역이다. 이 지역은 식당·주점 등이 들어서는 여러 상가건물로 형성된 곳으로,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터를 잡게 된다.

NH농협은행은 오는 5월 오픈할 예정이고, 우리은행도 NH농협은행 인근 건물 1층에 들어간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 특성상 주거래은행을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공공기관 입점을 사실상 포기하고 상가건물 1층에 오픈하게 됐다”면서 “부지를 오래전부터 물색하다 지난해 말 이미 결정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뿐만 아니라 반야월농협도 올 하반기 혁신도시 내 주거단지 인근에 1지점을 개설하고, 내년 하반기에 2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  대구 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현황 
기관명 이전
인원
입주현황
중앙신체검사소  48 2012.12.21 입주완료
한국감정원 367 2013.8.26 입주완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220 2013.10.14 입주완료
한국산업단지공단 133 2014.1.27 입주완료
한국사학진흥재단  58 2014.3.31 입주완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200 이전예정 2014.9월
한국가스공사 832 이전예정 2014.9월
신용보증기금 740 이전예정 2014.9월
중앙교육연수원  45 이전예정 2015.5월
한국정보화진흥원 337 이전예정 2015.4월
한국장학재단 222 이전예정 2015.5월
중앙119구조본부
※개별이전
 52 이전예정 2014.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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