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12] 하이네켄(Heine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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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22  |  수정 2014-03-22 07:46  |  발행일 2014-03-22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12] 하이네켄(Heineken)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은 트레이드마크인 초록색 병과 개성 있는 광고로 브랜드만의 이미지를 정립시키며 세계적 사랑을 받고 있다. 맥주의 맛이나 질에 대한 직접 광고보다는 주고객층의 기호에 맞춘 의외성과 즐거움을 담은 광고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하이네켄은 단순히 맥주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를 담은 이미지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경영과 매출 증대에 훨씬 더 중요한 요인임을 일찍이 깨달은 기업이라 할 수 있겠다.

브랜드 하이네켄은 1864년 ‘헤르하트 에이드리안 하이네켄(Gerard Adriaan Heineken)’이 오래된 양조장을 사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40도가 넘는 저가 증류수인 진(Gin)이 주로 유통되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맥주 양조기술은 크게 발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1868년 하이네켄은 독일의 ‘하면발효(bottom fermenting) 방식’을 도입해 ‘라거’라 부르는 부드러운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1873년 이 하면발효 맥주를 ‘하이네켄스(Heineken’s)’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한다. 하면발효 맥주는 저온 유지를 통한 숙성이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1870년 초기 네덜란드에는 냉각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겨울에만 한정적으로 맥주를 양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1876년, 독일의 공학자 카를 폰 린데가 암모니아 압축방식을 이용해 냉각기를 발명했고, 하이네켄은 네덜란드 최초로 이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한 발 앞선 맥주 수출의 발판을 만들어낸다.

1886년 미생물학자 하트톡 엘리온 박사를 영입하면서 ‘하이네켄 A-이스트’라는 효모 배양에 성공했고, 이때 개발된 효모는 오늘날까지도 하이네켄 맥주에 적용되면서 특유의 쌉싸름하고 톡 쏘는 청량감을 더해주고 있다.

오늘날 하이네켄이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기반은 광고에서 시작됐다. 1914년 창업주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의 외아들인 ‘헨리 피에르 하이네켄’이 경영권을 이어받은 후 하이네켄의 본격적인 부흥기가 시작된다. 그는 맥주의 개발보다는 패킹과 수출에 관심이 많았는데 1929년부터 보틀링 시스템을 적용해 병맥주를 생산하고 수출하게 된다. 또한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병 색깔을 갈색에서 독자적인 초록색으로 변경했고, 이때의 이미지가 지금의 하이네켄으로 성장한다. 1948년에는 광고와 브랜드 이미지메이킹에 집중해 ‘쇼핑을 하는 여성들이 즐기는 하이네켄’이라는 슬로건으로 큰 성공과 매출 증대를 가져왔고, 이를 시작으로 그 어떤 맥주 브랜드도 하지 않았던 광고사업 분야에 힘을 쏟기 시작한다.

이러한 브랜드의 노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창의적이고 기발한 광고, 기업 이벤트와 소셜 미디어 등의 결합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게 된다. 한 예로 2009년 하이네켄은 AC밀란과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 축구 팬들을 가짜 클래식 연주회에 초대한 후 불시에 축구경기를 틀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축구를 봐야 하는 시간에 클래식 연주를 무료하게 듣고 있던 중 갑자기 대형스크린에 축구 경기 장면이 중계되면서 사람들은 환호했고, 이것이 하이네켄의 깜짝 이벤트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엄청난 찬사가 이어진 이 이벤트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150만명이 시청했고, 1천만명이 뉴스를 통해 하이네켄 브랜드를 인지하게 만들었으며, 축구 경기 때마다 마시고 싶은 맥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연매출 200% 상승의 요인이 된다.

이렇듯 하이네켄은 기업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과 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개방적 참여 브랜딩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며, 상업적인 이미지보다 소비자들을 감동시킨 좋은 브랜드로 이미지화에 성공했다. 맥주가 아닌 의외의 것들로 맥주를 말하는, 이것이 바로 하이네켄 마케팅의 힘이 아닐까.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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