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폭력 남편 살해 정당방위 불인정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흉기로 남편을 찔러 숨지게 한 행위는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성엽 부장판사)는 21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측은 정당방위를 주장하지만 폭행을 하는 피해자를 피해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등 극단적인 상황을 모면할 수도 있었다”며 “정황상 사고 당시 피고인이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해 정상적 판단을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상태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흉기를 들었음에도 피해자가 싸움을 멈추지 않고 달려드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사건이 일어났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점, 피해자의 아버지도 선처해 달라고 탄원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 자신의 집에서 남편으로부터 외출문제 등을 이유로 마구 폭행당하는 과정에서 흉기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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