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의자 전문 생산 <주>토치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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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2  |  수정 2014-02-12 07:50  |  발행일 2014-02-12 제15면
앉으면 좌판이 등판쪽 밀려···요추와 밀착 “허리가 편안”
사무용의자 전문 생산 토치
토치는 사람의 체형과 앉는 습관까지 고려한 제품으로 의자업계의 새로운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토치의 의자생산라인 모습. <토치 제공>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는 직장인이라 하여 육체적 피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음으로 인해 팔과 목 등에 피로가 더해져 심할 경우 디스크 증상을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어떤 의자에 어떤 자세로 앉느냐 하는 것은 건강과도 직결된 중요한 부분이며,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일찍이 이를 인식하고 더욱 편하고 인체에 적합한 의자를 생산하며 치열한 경쟁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는 중이다.

대구시 서구 염색공단천로에 위치한 <주>토치는 사무용 의자를 전문으로 하며 캐비닛과 책상 등을 제작·납품하는 종합사무용가구 전문기업이다. 현재 성주와 대구에 공장을 두고 서울과 대전, 부산지점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총 13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60명의 직원이 한 마음으로 뭉친 덕분이기도 하지만 제품개발과 기능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온 김태호 대표의 노력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캐비닛·책상 등도 제작
작년 매출 130억원 달성
40여국에 꾸준히 수출


◆ 변화를 향한 노력

1978년 철재 사무용 가구부품을 만드는 대신공업사로 출발한 토치는 94년 <주>무성으로 법인전환하면서 의자 부품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신공업사에서 관리자로 일하다 회사를 나온 뒤 독자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오던 김 대표는 당시 대신공업사 회장의 제안으로 회사를 인수하면서 대표직을 맡게 됐다. 혼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중간 철물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처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제품을 홍보하던 김 대표를 회장이 비범히 여겼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한때 무성은 전국 의자부품 공급량의 약 80%를 독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부품 생산만으론 브랜드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2004년 <주>토치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완제품 의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의자 부품을 생산하던 시장점유율은 높았지만 고투자 저효율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유럽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는데, 그곳 은행 의자가 굉장히 편하단 느낌을 받았다. 그때 인간을 중심으로 한 의자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고,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의자 또한 사라지지 않겠단 확신이 들어 과감히 사업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 수출을 이끄는 인간 중심의 제품

사무용의자 전문 생산 토치
착석 시 좌판이 등판쪽으로 밀리며 요추를 지지해주는 토치의 주력제품 ‘아이리스’

토치의 힘은 수출에서 드러난다. 현재 두바이와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세계 4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12년엔 3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려 수출유망 중소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홍콩쪽에는 사무용 의자 100대씩 꾸준히 수출하고 있어 현재 30%를 차지하는 수출 비중을 앞으로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토치가 수출에 앞장설 수 있었던 것은 나라마다 다른 체형과 앉는 습관 등을 반영한 인간 중심의 의자를 생산해낸 덕분이다. 주력제품이기도 한 ‘아이리스(IRIS)’는 의자에 착석 시 좌판이 뒤로 밀리며 요추와 밀착되도록 해 허리를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또 체형상태에 따라 안착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으며, 등받이가 좌·우 15도로 회전가능해 상체의 움직임에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한마디로 인간을 종합적으로 배려한 의자다.

현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좌판과 등판에 에어백 쿠션을 장착해 착석 시 좌판부 공기가 등받이 부분으로 이동하면서 엉덩이와 요추를 지지해주는 제품을 개발해 특허를 받아놓은 상태다. 현재 토치가 보유한 특허만 11종에 달하며, 2006년부터 쭉 이노비즈기업으로 선정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의자는 등판에 기대지 않는 이상 일반 목욕탕 의자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은 앉으면 요추가 등받이에 닿도록 설계해 사용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34년간 기업을 운영해올 수 있는 것도 오직 고객 중심에서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신용, 정직, 열정

토치의 사훈은 신용, 정직, 열정이다. 매입처와의 거래나 결제날짜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제품을 반드시 자체생산해서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까지 신용을 빼먹고 일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수십 년간 기업을 이끌어오며 IMF외환위기 등의 위기 속에서도 직원들의 급여는 밀린 적이 없을 정도다. 그런 노력이 애사심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신용을 높인다는 것을 일찍이 온몸으로 체득해온 덕분이다.

앞으로 토치는 각 지역에 있는 지사를 별도의 법인으로 만들어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일 계획이다. 사무용 의자의 경우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해당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주와 대구로 나뉘어 있는 공장 업무를 확실히 이원화하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의자의 경우 잘 팔리는 제품이 있다 해서 그것만 생산하면 너무 흔해져서 가치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껏 그래왔듯이 하나를 만들어도 백 년을 앞서갈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생산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어‘토치’라는 뜻처럼 가구업계의 횃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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