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주상욱·하지원·조성하·고아라·박신혜·박보영·윤아.(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2014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靑馬)’의 해다. 말은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며 독립성이 강한 편으로 온순하고 사람과 교감을 잘하는 영리한 동물로 여겨진다. 특히 서양에서 ‘청마’는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유니콘’을 상징한다. 그런 면에서 대중을 위해 존재하는 연예인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하정우·주상욱·하지원·박신혜 등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폭풍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78년, 90년생 말띠 연기자들 이 그 주인공. 2014년이 더욱 기대되는 그들을 주목해 본다.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78년생
충무로의 진정한 대세인 하정우는 ‘믿고 본다’는 말에 100% 동감하게 만드는 연기자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기까지 상업·예술 영화, 드라마를 마다하지 않고 진득한 연기활동으로 오랜 무명 세월을 견뎌온 그다. 영화 ‘추격자’는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한 촉발점이 됐다. 이후 ‘국가대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러브픽션’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까지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가공할만한 영화적 스펙트럼은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그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하정우는 연기 활동을 넘어 영화 연출로도 손을 뻗기 시작했다. 단순히 호기로운 도전이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이자 연출을 꿈꿨던 영화 학도의 첫걸음으로 ‘롤러코스터’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재치 있는 시나리오에서 시작해 ‘말맛’이 살아있는 코미디를 완성시킨 하정우의 감각있는 연출은 베테랑 배우의 영리함까지 느껴졌다. 내년 하반기에 선보이게 될 ‘허삼관 매혈기’ 역시 연출과 주연을 겸하고 있어 그의 도전이 단순 이벤트 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전에 ‘군도:민란의 시대’의 백정 돌무치 역할을 맡아 능수능란한 칼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여름 개봉할 ‘군도’는 19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의적단과 세도가의 대결을 그려낸다.
주상욱 역시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드라마 ‘굿 닥터’에서 카리스마 소아외과 전문의 김도한으로 열연을 펼친 그는 박력있는 호통 연기로 ‘욱상욱’이라는 애칭까지 붙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대중은 엄격과 배려를 넘나드는 그의 진정성 있는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최근 그는 스크린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중이다. ‘간기남’(2012)에 이어 지난해 ‘응징자’로 스크린 입지 굳히기에 성공한 그는 지금껏 보여줬던 실장님 스타일의 젠틀하고 깔끔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거친 느낌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1998년에 데뷔해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과 드라마 ‘자이언트’ ‘굿닥터’, 그리고 영화 ‘응징자’를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는 오는 29일 개봉하는 ‘조선미녀삼총사’에서 조선제일의 무림고수이자 비밀검객 사현 역으로 얼굴을 비친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주상욱은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며 단단한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온 주인공”이라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연기자”라고 말했다.
하지원은 78년생 말띠 여배우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연기와 흥행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드라마 ‘다모’ ‘시크릿 가든’과 영화 ‘7광구’ ‘해운대’ 등에서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 왔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기황후’에서 보듯 유난히 사극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 ‘사극 여신’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있다. 그런 그가 또 한번 영화 ‘조선미녀삼총사’를 통해 주특기는 물론, 능청맞은 코믹 연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요요 액션과 벨리댄스, 검술 등을 섭렵하는 것은 물론 코믹 남장까지 불사할 정도로 열정을 발휘했다니 그 모습이 궁금하다. 하지원은 극 중 만능검객 진옥을 연기했다.
78년생은 아니지만 66년생 말띠인 조성하도 이 대열에서 빠질 수 없다. ‘명품 꽃중년’으로 통하는 그는 영화 ‘황해’에서 악역 김태원으로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최근 영화 ‘동창생’과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흥행몰이 중인 ‘용의자’에서 지동철을 쫓는 국정원 실장 김석호로 분해 깊은 내공의 연기를 선보였다. ‘용의자’의 원신연 감독은 “조성하씨는 시나리오 분석력이 정말 뛰어나다. 완벽한 캐릭터 분석을 바탕으로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려는 모습에서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큼하고 발랄한 90년생
얼마 전 종영된 장안의 화제작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최대 수혜자이자 드라마의 빛이 된 건 단연 고아라다. 내숭 없이 털털하고 매사 긍정적인 캔디 같은 모습으로 지난해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고아라는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의 옥림이로 데뷔한 후 드라마 ‘눈꽃’, 일본 몽골 합작영화 ‘푸른 늑대’, 영화 ‘파파’ ‘페이스 메이커’ 등에 출연한 12년차 배우.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응사’로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한 그다. 2014년 새해 첫날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도 고아라는 대중에게 ‘연기변신이 가장 기대되는 말띠 배우’로도 꼽혔다. 아닌 게 아니라 ‘응사’ 종영 이후 쏟아지는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이라고.
박신혜도 주목된다. 그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7번방의 선물’,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이웃집 꽃미남’ 등에서 선보인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상속자들’의 차은상 캐릭터로 ‘은상앓이’를 몰고 왔던 그는 한류스타로도 자리매김 중이다. 지난해 12월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3 TV 드라마 어워즈 시상식에서 ‘상속자들’로 해외 최고 인기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며 중국 대륙을 매료시켰다. 박신혜는 올해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2월 크랭크인 하는 ‘상의원’에서 박신혜는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며 변화하는 왕비 역을 맡았다. ‘상의원’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옷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랑, 재능, 질투, 욕망을 담은 감성사극이다.
영화 ‘과속 스캔들’ ‘늑대소년’ 등으로 ‘국민 여동생’ 반열에 올랐던 박보영은 이전의 청순 발랄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영화 ‘피끓는 청춘’으로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1982년 충청도 고교생들의 좌충우돌 농촌 로맨스를 그린 ‘피끓는 청춘’에서 박보영은 충청도를 접수한 의리의 일진, 영숙을 연기한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상대를 압도하는 포스로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모은다. ‘너는 내 운명’ ‘9회말 2아웃’ ‘사랑비’를 통해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윤아 또한 드라마 ‘총리와 나’를 통해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중이다. 윤아는 총리(이범수)의 엉망진창 집안에 기적처럼 찾아온 눈치없는 왈가닥 엄마 남다정 역을 맡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영화 ‘감시자들’로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2PM 이준호의 행보도 기대된다. 장난기 넘치는 매력 속에 빈틈 없는 실력을 갖춘 감시반의 다람쥐 역을 맡은 이준호는 때론 진지하고 때론 귀여운 매력으로 무대 위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효주는 그런 그가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현장에 잘 어우러졌고, 굉장히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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