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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귀 기형을 앓고 있는 자녀의 수술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의료관광객이 남성일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환자 옆에선 유가이 나타리야씨가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러시아어로 통역하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
계명대 동산병원의 러시아 전문 의료관광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러시아권(러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우크라이나 등)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성공한 사례는 동산병원이 지역에선 유일하다.
동산병원의 최대 강점은 러시아어와 현지 사정에 능통한 통역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1월 동산병원 의료관광 교류팀에 정성진씨를 배치했다. 정씨는 러시아어와 영어가 능통할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러시아에서 생활해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또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의사와 간호사 자격증을 모두 가진 고려인 유가이 나타리야씨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나타리야씨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어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동산병원 의료진이 말하는 어려운 의학용어를 러시아권 환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통역한다는 것.
동산병원은 러시아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 환자가 한국 입국 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천공항까지 직접 환자를 데리러 간다.
그뿐만 아니라 동산병원 내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심리적 안정과 금전적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하루 숙박료는 2만5천원. 모텔이나 호텔에 비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조리실까지 갖춰, 밥을 직접 해 먹을 수 있다.
동산병원 통역사는 러시아권 환자가 희망할 경우 음식 재료를 구입하는 장소까지 동행한다. 2명의 통역담당은 러시아권 환자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대구관광에도 동행한다.
이 덕분일까. 올 들어 개별적으로 동산병원을 찾은 순수 의료관광객 79명 중 47명이 러시아권 환자다.
환자의 진료비 사용액도 최고 수준이다. 동산병원에 입원해 300만원 이상의 진료비를 사용한 의료관광객 14명 중 러시아인이 1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1천만원 이상의 진료비를 지불한 외국인도 3명이나 된다.
동산병원은 내년에 더 많은 러시아 환자가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한-러 비자면제 협정 발효에 따라 러시아인은 최대 60일까지 비자 없이 한국에 체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동산병원을 찾는 러시아권 환자의 의료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대구가 러시아권 국민을 매료하는 의료관광 메카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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