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환승센터 개발에 상인들 한숨

  • 김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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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26  |  수정 2013-11-26 07:40  |  발행일 2013-11-26 제2면
투자자 몰리며 상가 임대료 최고 80% 상승
권리금·시설비 때문에 이전도 못해 속앓이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구시 동구 신천4동 옛 제이스호텔 인근 지역의 부동산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상가 임대료도 덩달아 오르면서 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는 높아진 임대료를 부담하기 힘들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이야기다.

대구시 동구 신천동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들에 따르면 개발소식이 전해진 이후 지금까지 지역 상가건물주의 상당수가 바뀌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면 맞은편에 위치한 이들 지역이 최대 수혜지역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개발계획이 진행될 경우,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빠른 투자자들이 이미 목 좋은 곳의 건물을 매입한 상태다.

공인중개사 A씨는 “새로 상가 건물을 사들인 사람들은 개발이익을 노린 투자개념으로 사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 중에는 부산 센텀시티의 상권발전을 경험한 외지투자자들도 있지만, 대구지역 투자자 상당수는 자금 여유가 그리 많지 않아, 이미 어느 정도 상승한 매매가격을 맞추다보니 은행대출 등으로 모자라는 금액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대출을 끼고 상가를 구입한 사람들이 대출 이율을 상가 임대료에 반영하면서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올라 상인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또 은행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임대료 상승에 한몫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신천4동 일대 상가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2년 전과 비교해 30∼40% 정도 뛰었으며, 특히 최근 주인이 바뀐 곳은 최대 50∼80% 이상 상승한 곳도 있다고 소개했다.

30년동안 이곳에서 전파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60)는 “최근 2년사이 임대료가 50%정도 올라 지금은 23㎡정도의 가게에서 월 75만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커피숍을 운영하는 박모씨(여·43)는 “아직까지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만, 아마도 재계약때는 지금보다 20% 이상 임대료가 오를 것 같다”고 걱정했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아예 문을 닫는 곳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한달사이에도 세입자가 바뀐 곳이 신천4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각각 500m정도 거리에서만 5∼6곳에 이를 정도다.

비싼 권리금을 내고 입주한 상인들 입장에서는 쉽게 영업을 그만 둘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인 B씨는 “권리금도 권리금이지만 미리 투자해 놓은 시설비 등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이곳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임대료를 올려주더라도 안정적으로 영업하기 위해 임대기간을 3년이나 4년이상 장기계약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천4동 지역 상가 매매가격은 최근 1년6개월 사이에 30∼50%정도 올랐으며 현재는 3.3㎡당 1천 500만원∼3천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매매는 거의 없는 상태다.

김지헌기자 h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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