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창업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허청이 실시한 ‘무한상상 국민창업 아이디어’ 등록 건수에서도 총 2천700여건 중 아이디어 제공자의 80% 이상이 40세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실시한 ‘대학의 창업인프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동아리 및 재학생 창업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등 창업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발표에서도 대학의 창업동아리 수가 올해 1천833개(회원수 2만2천463명)로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학생의 창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청년층의 높은 관심과 더불어 지자체와 기관들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대구시는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하 DIP) 인력개발센터와 함께 ‘대구시 청년창업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센터 내 사무공간(시설) 지원, 컨설팅·멘토링 지원, 창업지원금 지급, 시제품 제작지원, 창업기본교육, 사업계획서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또한 청년 창업자의 자금난 해결을 위한 ‘청년창업 투자펀드 조성사업’ 등이 우수한 평가를 받아 고용노동부 주관 2012년 일자리 대책 추진실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대구시와 DIP의 지원을 받아 창업에 뛰어든 기업들을 소개한다.
플라이투게더는 2011년부터 방학마다 교육 여행을 운영하며 지역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11년에 열린 미국 교육여행 모습. 맨 왼쪽이 서욱경 대표. <플라이투게더 제공> |
◆ 플라이투게더(Fly2Gether)
국내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영어 학습 열풍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방학기간 중 해외 영어캠프, 단기 어학연수 등의 영어학습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같은 한국 아이들이 섞인 교실에서 원어민 강사가 수업하는 것이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올해 대구시 창조기업으로 선정된 플라이투게더(Fly2Gether·대표 서욱경)는 이런 시장의 문제점을 파고든 어린이 교육여행 전문 기업이다.
한국학생들만 모아 계획된 수업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타 영어캠프와 달리 플라이투게더는 미국 현지 캠프 참여와 배낭여행으로 살아있는 영어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현지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캠프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국 친구들을 사귀면서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를 구사할 기회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대형 여행사에서 근무한 서욱경 대표는 국외여행인솔자 자격증 보유한 여행 전문가였다. 8년여 동안 근무 후 다양한 여행관련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도전을 위해 2010년에 퇴사를 결심하고 여행관련 사업을 구상했다. 그러던 중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조카들과 함께 미국 배낭여행을 처음 떠났고 이후 한국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궁금해 하는 부모님을 위해 미국생활과 여행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
단순히 사진 공유를 위해 시작한 블로그의 하루 접속자 수가 수백 명에 달했고 아이들의 여행경험과 미국캠프등록에 대해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는 사업시작을 결심한 뒤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고 이후 회원들의 요청으로 2011년부터 방학마다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초등학생들과 영어 캠프와 배낭여행을 접목한 여행을 다니고 있다.
플라이투게더는 국내에서도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원어민 강사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1박2일 가족영어캠핑’은 미국현지캠프와 캠핑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자연을 원어민선생님에게 소개하는 형태다. 캠핑과정에서 아이들과 원어민 강사를 연결시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달에도 영양에서 지역 학생 20여명이 참가한 캠핑을 열었으며 올겨울 2~3차례 캠핑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2014년 동계 여행이 마감되는 등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플라이투게더는 이제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1인 기업이었지만 직원들을 채용해 교육 여행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미국캠프 및 배낭여행시 5인 이하 1명의 인솔자를 배정할 예정이므로 여행객이 확대된다면 배낭여행 전문인솔자 채용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 대표는 “다국적 캠핑과 배낭여행을 통해 책상 영어에서 벗어나 의사소통이 가능한 실전영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플라이투게더만의 특징”이라며 “수동적인 패키지형태의 여행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학생 스스로가 여행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전무한 만큼 유소년배낭여행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1인 창조기업인 엠제이파크가 출시한 다이어트 밥그릇 BOB BAN. <엠제이파크 제공> |
◆ 엠제이파크(MJPARK)
최근 벤처와 1인 기업 창업의 대부분은 온라인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1인 기업들은 제품의 디자인에서부터 유통·제작까지 다양한 인프라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통이 쉬운 온라인 분야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창업한 엠제이파크(MJPARK·대표 박호범)는 오히려 발상의 전환으로 1인 기업이 시도하기 힘든 제조업을 선택했다. 이 업체가 개발한 것은 다이어트 밥그릇(BOB BAN)이다. 적게 담고 넉넉하게 먹는 밥그릇이라는 뜻의 BOB BAN은 인터넷 카페 등 다이어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겉모습은 일반 밥그릇 크기지만 바닥 면이 높아 밥을 반 그릇만 담을 수 있는 것으로 이용자들에게 시각적 포만감을 줘 적게 먹어도 식사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저가의 중국산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생산품으로 도자기 기술력이 우수한 경기도 여주에서 생산해 제품의 품질도 높였다. 다이어트 밥그릇은 출시와 함께 실용신안출원, 상표등록출원까지 마쳤다.
대학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박 대표는 올해 아이디어 하나로 퇴사를 결심한 뒤 창업에 뛰어 들었다. 그는 “2달 동안 혼자서 제품을 개발하며 느낀 점은 지난 4년간의 회사 생활이 다시 생각하면 사뭇 편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이디어가 시제품으로 나오는 순간의 희열은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일의 만족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아직은 초보지만 벌써부터 한의원과 다이어트 카페에서 수천여 개씩 공동구매를 성사시키는 등 초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엠제이파크는 다이어트 밥그릇뿐만 아니라 ‘Only one in the world’라는 회사 비전처럼 일상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재미있고 독특하지만 실용적인 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회사원과 주부 등 일상 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많다”며 “매일 매일 고민하며 다른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