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찬 공기 노출 땐 혈압 상승…심하면 심근경색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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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19  |  수정 2013-11-19 08:21  |  발행일 2013-11-19 제20면
몰아닥친 겨울 추위 심혈관 질환 주의보
갑자기 찬 공기 노출 땐 혈압 상승…심하면 심근경색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휴식하던 교감신경 작동
심장과 혈관에 부담
겨울 아침운동 주의해야

음주 후 새벽 통증땐
변이형 협심증 의심을
영하 5℃ 이하 떨어지면
야외활동 피하는게 좋아

어제까지 완연한 가을이었는데 아침에 눈을 떠 보니 겨울 찬바람이 불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의 빈도가 높아진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허승호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서 인체의 교감신경이 작동하게 되고 말초동맥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이는 심장과 혈관내벽에 부담을 준다”며 “특히 관상동맥 질환을 앓는 환자는 관상동맥 혈류에 장애를 가져오고 심한 경우에는 심근경색증으로 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아침에는 잠이 깨어나면서 수면 동안 휴식하고 있던 교감신경이 작동하므로 심장과 혈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특히 겨울철 아침에는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른 아침에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거나 아침 운동 중 왼쪽이나 중간 부위 앞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고, 이러한 통증이 목 주위나 왼쪽 팔 주위로 퍼질 경우 협심증 같은 허혈성 심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흡연자이거나,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동맥경화증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 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심전도 및 운동부하 심전도검사, 부하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해봐야 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서 관동맥조영술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사항은 증상이 있는 환자도 심전도 소견이 정상일 수 있으므로 심전도 검사만으로 병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날 음주 후 이른 새벽에 가슴 통증이 자주 발생하나 심전도나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는 경우 변이형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다. 흉통이 있을 때의 심전도 혹은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며 반드시 금연, 금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특히 겨울철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내에서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더욱 상승한다.

동맥경화가 심하면 혈압이 많이 올라갈 때 혈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할 수 있어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 전문의와 상담 및 정기적인 혈압 측정, 엄격한 생활 습관 조절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대동맥 박리증의 경우 극심한 흉통이 등 쪽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 급성 심근경색증과 감별해야 하고 이를 위해 심전도, 흉부 X선, 컴퓨터 전신화 단층촬영 같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요즘처럼 갑자기 기온이 크게 낮아지는 시기에는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을 키울 수 있다. 기온이 최저로 향하는 해뜨기 전 새벽운동은 각종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기온이 영하 5℃ 이하로 떨어지는 혹한기에는 바깥 활동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하는 운동도 피해야 한다. 이런 날에는 집에서 맨손체조, 스트레칭만 해도 건강을 챙기는 데는 충분하다. 노인의 경우 나이가 들면 온몸의 근육이 줄어들어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다. 수영이나 러닝머신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무리를 덜 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바깥 운동을 해야 한다면 기온이 오른 낮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오후는 몸이 충분히 활성화돼 무리를 덜 주고 햇볕을 쬐며 운동할 수 있다.

찬 공기에서 가벼운 산책이나 아침운동 중 호흡곤란이나 가슴이 답답함을 느낄 때는 즉시 심장 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하면 심장기능 평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고혈압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드물지만 급성 폐 부종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철 화장실이 밖에 위치해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어 이른 새벽 화장실에서 실신이나 어지럼증 및 의식 소실이 있었다면 뇌혈관 질환이나 미주신경성 실신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신경과적 검사인 뇌혈관 단층 촬영이나 자기공명 촬영(MRI),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기립경사도 검사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과음 중이나 과음한 다음 날 빠른 심장 박동을 느끼면서 가슴이 답답할 경우 발작성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심전도와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겨울철에 유난히 더위를 느끼면서 몸무게 감소 및 불규칙적인 심박동, 손떨림 등이 동반될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의심되므로 갑상선 기능 검사 및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추운 겨울 아침에는 인체의 혈관 및 신경계에 여러 변화가 초래된다.

과거에 심장병이 있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가진 환자와 노인, 흡연자는 특히 조심해야 하며, 가슴통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허 교수는 “가급적 심한 운동을 삼가고 평소에 아침 산책과 같은 운동을 해왔던 사람도 옷을 충분히 입고,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10분 이상 해야 한다”며 “겨울철에는 운동량도 여름철보다 줄이고 과음과 흡연을 삼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허승호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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