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국이 나란히…게다가 보온까지…‘도시락의 진화‘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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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06  |  수정 2013-11-06 09:41  |  발행일 2013-11-06 제13면
<주>EMS ‘모락모락도시락’ 인기몰이
친환경 특수용기에 담아 보온기능 탁월
오랜 급식 노하우로 다양한 메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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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업체 EMS가 판매하고 있는 모락모락 도시락. 특수 소재로 보온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1~2인 가구와 캠핑 등 아웃도어 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휴대성이 좋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의 장점 덕분에 학교나 병원, 캠핑장, 야유회, 행사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 GS25가 지난해 1~11월 카테고리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도시락은 32.9%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도시락시장 전체의 규모를 약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점심도시락을 정기적으로 배달시키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직원식당을 운영하는 것보다 경비절감과 시간 활용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취업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점심도시락을 정기적으로 배달시키는 직장인이 4명 중 1명꼴이었으며 점심도시락 정기배달을 이용해본 경험자는 과반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락은 간단하고 알뜰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식사’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단지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때우기 위해 먹는 간편식이 아닌 고급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 3천원 안팎의 저가형 도시락에서부터 프리미엄 형태까지 도시락 사업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다양한 반찬과 높은 음식 품질의 도시락 제품을 요구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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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서구 중리동의 EMS 조리장 전경. 이곳에서는 도시락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지역 20여개 기업과 기관의 하루 식사 1만인분이 조리된다.

지역 도시락 업계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프리미엄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가 생겨났다. 위탁 급식 전문업체였던 <주>EMS(대표 권영갑)가 지난 3월 출시한 ‘모락모락 도시락’은 특수용기를 활용한 보온 도시락으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부분의 간편식은 밥과 반찬이 있지만 국물이 없는 ‘건식’이다. 일부에서는 국을 따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1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 보관의 문제점이 아쉬웠다. EMS의 도시락은 밥과 국을 한번에 담은 ‘습식’형이다. 외부에는 스티로폼을 활용한 보온 소재를 사용하는 한편, 내부에는 발암물질이 없는 PP소재를 활용한 식판형 보온용기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온용기에 음식을 넣은 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역시 PP소재로 밀봉처리를 해 온도를 최대한 유지한다.

권영갑 대표는 “폴리프로필렌을 뜻하는 PP는 친환경 소재로 불린다. 녹는 점은 165℃ 이며 단일결합 탄화수소로 환경호르몬이나 발암물질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PP소재는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미래의 소재라고 언급한 것”이라며 “자체 실험 결과 국의 온도는 3시간 후에도 약 65℃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보온 성능에 건강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우리 도시락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모락모락 도시락은 하루 3끼 모두 배송이 가능하며 사무실을 갑자기 비우거나 식사 인원 변동이 있을 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얼마든지 수정·취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MS는 현재 하루 평균 800개에서 최대 1천300여개의 도시락을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등 엑스코의 주요행사에도 도시락을 공급했다.

원래 EMS는 1999년 삼성에버랜드에서 분사한 위탁 급식 전문업체로 최근까지 삼성에버랜드 영호남 지역의 140여개 사업장의 단체급식 업무를 전담하는 업체였다.

지난해 매출 53억원 정도인 이 업체는 ‘에버웰푸드’라는 자체 브랜드로 삼성라이온즈 선수식당과 대구FC프로축구단 선수식당을 비롯해 대구지방노동청 등 10여개 기관의 단체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구지역 10여개 중·고등학교에도 급식을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락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뒤 지난 3월부터 급식의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메뉴의 도시락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는 식재료의 안전성과 신선함을 가장 큰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EMS는 식재료 구매처로 삼성에버랜드를 선택했다. 대기업에서 시행하는 250여개의 식재료 품질 검사항목 분석을 통해 검증된 식재료만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도 받았으며, HACCP 점검표에 따라 일일 점검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자체 식자재 검사 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물류CS팀이 입고 검수를 시행하며 당일 입고 후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매일 신선한 식재료만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권 대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물류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는 다소 비쌀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 대량의 식재료를 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일반 시장보다 안정적이고 양질의 식재료를 공급 받을 수 있는 대기업 물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는 학교 급식에 납품하고 있는 엄격한 기준을 도시락에도 적용해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EMS는 최근 울산에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구·경북보다 기업이 많은 큰 시장인 만큼 다양한 도시락으로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권 대표의 생각이다. 또한 기존 도시락업체들과 같이 테이크 아웃형 매장 개설도 검토 중이다.

권 대표는 “도시락 등 간편식 시장은 간과할 수 없는 정말 큰 시장이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구내식당을 만들 수 없는 기업체들과 부실한 식단으로 지적받았던 곳에서의 문의가 많다. 앞으로 일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이크아웃 매장도 개설해 도시락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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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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