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교육청 공로연수 인사 오해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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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08   |  발행일 2013-10-08 제31면   |  수정 2013-10-08

대구시교육청이 2015년 상반기가 정년인 간부들을 대상으로 2014년 6월30일부터 1년간 공로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퇴직 예정 간부들에게 1년간 근무하지 않아도 일정 급여를 주겠다는 것으로, 시민정서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내년 교육감 선거 때 승진을 앞둔 간부들의 선거 개입 여지도 높아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공로연수는 정년 퇴직을 앞둔 공무원에게 사회적응준비 기간을 주고 원활한 인사운영을 위해, 근무하지 않아도 일정 급여를 주는 제도다.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높아, 정부 부처에서는 공로연수제를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나 시·도교육청에서는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로연수는 퇴직 6개월을 앞두고 시행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퇴직 1년을 앞둔 지방부이사관(3급) 5명을 대상으로 공로연수를 보낼 예정이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잘 알다시피 공로연수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마련된다. 시교육청 공무원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1년간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에게 내가 낸 세금으로 급여를 준다는 것을 시민들이 안다면 과연 수긍을 할지 의문이다. 교육공무원들이 퇴직후 받는 연금은 일반 회사원들이 받는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다. 정부가 재원부족을 이유로 각종 복지공약을 축소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시교육청의 이러한 방침은 납세자의 정서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공로연수 시점도 오해를 살 만하다. 공로연수가 시작되는 내년 6월30일 이후엔 바로 후속 인사를 해야 한다. 부이사관(3급) 5명의 후속인사는 서기관(4급) 승진인사와 사무관(5급) 승진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5명의 부이사관이 빠져 나가면 40~50명이 승진대상자가 된다. 승진 대상자들은 당연히 인사권자인 시교육감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년 6월4일은 교육감 선거가 있다. 승진 대상자들은 유력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유력 후보에게 도움을 주는 유무형의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시교육청의 설명대로 단순한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번 공로연수건은 기관논리에 사로잡혀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결과로 생각된다. 재고하는 게 맞다고 본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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