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폐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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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24  |  수정 2013-09-24 07:34  |  발행일 2013-09-24 제21면
아직도 담배 안 끊으셨나요?
가장 큰 원인은 흡연…간접흡연도 위험
잦은 기침·흉통·목 쉬는 증세땐 의심을
[전문의에게 듣는다] 폐암

“1990년대 이후 유럽과 미주에선 폐암이 줄어든 반면 국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과 여성 흡연인구 증가가 원인일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습니다.”

박창권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흡연을 꼽았다. 인터뷰 도중에도 기자에게 여러 차례 금연을 권했다.

◆폐암 피하려면 금연해야

박 교수는 폐암을 말하기에 앞서 폐의 구조와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폐는 호흡기계의 중요한 장기로 심장, 기관, 식도, 림프절로 이뤄지는 종격동이라는 부분을 사이에 두고 좌(좌폐)·우(우폐)에 하나씩 있다. 폐는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일을 한다. 공기는 입과 코로 들어와서 인두·후두를 지나 기관을 통과한 다음, 기관지를 따라 좌우의 폐로 들어간다. 그런데 기관, 기관지, 폐포의 세포가 정상기능을 잃고 무질서하게 증식하면 폐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선암, 편평상피암, 대세포암, 선편평상피암 등의 조직형으로 분류된다. 편평상피암은 국내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높다. 남성 폐암의 60%, 여성 폐암의 25%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선암은 남성의 폐암 중 18%, 여성의 폐암 중 50%를 차지한다. 대세포암은 증식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폐암 진단이 내려졌을 때는 암이 이미 상당히 커져있는 경우가 많다.

소세포암은 현미경으로 보면 림프구와 닮은 비교적 작은 세포로 이뤄져 있다. 폐암의 약 15~20%를 차지하는데 증식이 빠르고 뇌, 림프절, 간장, 부신, 뼈 등으로 잘 전이되는 악성 암이다. 그러나 다른 조직형 폐암과 달리 항암제와 방사선치료에 큰 효과를 보인다.

박 교수는 “폐암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체 폐암의 80% 이상이 흡연과 관계가 있고, 발생 확률도 흡연량과 기간에 비례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피우는 담배 수X흡연 연수’를 흡연지수라 하는데 이 지수가 600 이상인 중흡연자는 폐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매일 담배를 피우면 비흡연자에 비해 약 4.5배나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게 박 교수의 견해다. 간접흡연을 하는 경우에도 폐암 위험도가 1.5배 가까이 증가한다.

폐암의 10~20%는 흡연과 관계가 없다고 한다. 대기오염이나 다른 환경요인, 방사성물질, 석면 등과의 관련성도 지적되고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폐암
박창권 동산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폐암과 관련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소리 없이 다가오는 폐암

폐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뚜렷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폐암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잦은 기침이나 흉통, 호흡시 색색거리는 소리(천명), 숨이 차는 현상, 혈담, 목이 쉬는 것, 얼굴이나 목의 부종 등이 있다. 평상피암이나 소세포암에 많은 폐문형 폐암은 초기부터 기침, 가래, 혈담 등의 증상을 보인다. 말초형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가 작을 때에는 증상이 없고 건강 검진이나 기타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흉통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폐암이 흉벽에 침범하거나 흉수가 고이기 때문이다.

폐소세포암은 각종 호르몬을 생산하기 때문에 드물게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에 의해 ‘쿠싱증후군’을 보이기도 한다. 즉, 신체 중심부의 비만, 보름달같이 동그란 얼굴, 전신의 피부색이 검어지는 현상, 혈압의 상승, 혈액 중의 칼륨치 상승 등의 증후가 나타난다는 것. 이 외에도 식욕부진 등의 소화기증상, 신경증상, 의식장애, 구역질, 구토, 다뇨증상이 나타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에 의한 폐암 검진을 2년에 한번씩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며 “검진을 통해 폐암을 발견한 환자의 비율은 폐암 전체의 1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폐암 검진은 일반적으로 가슴의 X-선 사진과 객담세포검진이라 불리는 가래검사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폐의 X-선 단층검사(나선CT)가 실시돼, 보다 작은 폐암도 발견되고 있다. 폐의 안쪽에 생기는 폐암(폐야형)은 X-선 사진으로 쉽게 발견되며 흡연과도 별로 관계가 없기 때문에 4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 검사받을 필요가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폐암
박창권 동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폐의 입구에 생기는 폐문형 암은 흡연과의 관련성이 크고 X-선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지만, 가래 속에 세포가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래의 세포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50세 이상이며 중흡연자는 폐 입구 부분에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가래의 세포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폐암 치료법의 경우,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정교한 수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실제 폐암을 포함한 흉부 수술은 일반적인 복부 시술과 달리 흉곽이 고정돼 있어 늑간을 통한 제한적 흉부 접근만이 가능하다. 또 심장과 반대편 폐의 움직임으로 인해 고난도 수술이 요구되지만 로봇을 활용하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동산병원은 최첨단 4세대 다빈치 Si 로봇장비를 이용해 암환자 300여명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다양한 수술에 로봇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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