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문화視線]초심으로 돌아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올해의 무대는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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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09 07:44  |  수정 2013-09-09 07:44  |  발행일 2013-09-09 제23면
‘오페라의 전설’ 베르디와 바그너를 만나다
‘운명의 힘’ ‘탄호이저’ 개막·폐막작, 대구 초연 기대
지휘자 다니엘 오렌 첫 내한…정상급 성악가 대거 출연
유럽의 극장을 고스란히
[월요문화視線]초심으로 돌아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올해의 무대는
2013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일정이 발표됐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프리미에르’, 초심으로 돌아가 한국 오페라의 새 역사를 그려 나간다는 조직위의 각오와 의지를 담아 정해졌다. 4일 열린 기자간담회 모습.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제1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는 10월4일부터 11월4일까지 32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의 다양한 공연장에서 열린다. 축제 조직위는 지난 4일 노보텔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축제의 주제 및 공식 초청작, 부대행사 등을 공개했다. 대구의 가을을 아름다운 오페라 선율로 물들일 2013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어떤 라인업으로 구성됐을까.

◆프리미에르, 다시 새 마음으로

제1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주제는 ‘프리미에르(Premiere)’다. 이는 ‘초연’ ‘처음’ ‘앞서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축제는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품부터 대구 오페라의 역사를 시작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처음’의 의미를 가진 다양한 작품이 선정됐다. 특히 오페라의 두 거장인 베르디와 바그너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이들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김성빈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집행위원장은 “열한번째 축제를 준비하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졌다. 새로운 10년을 열어가는 중요한 시기를 맞은 만큼, 첫 작품을 무대에 올렸던 때의 각오와 열정으로 진정성을 더하고, 나아가 한국 오페라사의 새로운 최초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 제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개막작 ‘운명의 힘’, 대구 초연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작곡가 베르디의 중기를 대표하는 작품인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이다. 대구 초연으로 선보인다는 데서 눈길을 끈다. 의도치 않게 연인의 아버지를 죽인 남자, 그에게 복수의 칼날을 가는 연인의 오빠가 벌이는 잔혹한 운명을 그린 비극이다. 하나의 교향곡으로 불리는 서곡을 비롯해 웅장한 관현악과 인상적인 아리아, 위력적인 합창, 진지함 속에 재기발랄하게 빛나는 조역들의 유쾌한 연기까지 갖춘 수작이다.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 극장이 제작한 ‘토스카’는 세계 오페라의 중심에 있는 이탈리아 현지 극장의 작품을 고스란히 대구로 옮겨왔다는 데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로 손꼽히는 다니엘 오렌이 직접 선택한 정상급 성악가들을 데리고 처음 내한공연을 벌인다. ‘토스카’는 1973년 대구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첫 오페라라는 의미도 가진다.

축제의 폐막작 역시 지역에서 최초로 만나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다. 역사상의 실존인물인 탄호이저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 베누스의 유혹에 빠져 지옥에 가게 된 탄호이저가 엘리자베스의 순결한 사랑으로 인해 구원받는다는 내용이다.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욕망 앞에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한 인간의 모습은 어찌보면 인간의 숙명과도 일맥상통한다.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 제작진이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무대연출과 함께 대구를 찾는다.

이 밖에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베르디의 대작 ‘돈 카를로’가 대구 초연으로 공연되며, 지난해 축제의 개막작으로 선보인 대구를 배경으로 제작된 창작오페라 ‘청라언덕’은 장수동 연출에 의해 새롭게 해석돼 선보인다.

◆중량감 있는 오페라 스타 포진

이번 축제에는 한국 오페라계의 중량감 있는 성악가가 두루 포진해 눈길을 모은다.

개막작 ‘운명의 힘’에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인 라 스칼라를 매혹시킨 소프라노 임세경과 테너 이정원, 화려한 기교와 기품을 갖춘 소프라노 이화영, 베르디·비요티·비냐스 등 세계 3대 성악콩쿠르를 모두 석권한 테너 하석배, 한국 정상급 바리톤 우주호와 석상근 등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이 총출동했다.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 등 인간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내 베르디 최대의 걸작으로 알려진 ‘돈 카를로’에는 동양인 최초로 독일 바이로이트에 입성해 ‘전설’로 불리는 베이스 강병운이 자신의 마지막 오페라 무대로 출연한다.

누가 뭐래도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오렌이다.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이 지휘자는 최초의 내한무대로 대구를 선택했다.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추앙받는 인물의 첫 내한무대가 서울이 아닌 대구에서 마련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오페라계에서는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김성빈 집행위원장은 “최고의 성악가와 제작진이 합세해 최고의 작품으로 축제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대구가 다시 한 번 오페라의 중심도시로 부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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