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84] 레이밴(Ray-Ban)

  • 입력 2013-08-24  |  수정 2013-08-24 07:34  |  발행일 2013-08-24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84] 레이밴(Ray-Ban)

전 세계 패셔니스타들의 필수 제품인 선글라스는 패션을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계절과 상관없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나 요즘 같은 여름철 선글라스는 시크한 패션을 완성함과 동시에 자외선 차단과 시력보호의 효과를 가지기도 한다. 각종 브랜드를 비롯해 인터넷 검색만 해도 수많은 디자인의 선글라스가 출시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대표적인 제품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의 ‘레이밴(Ray-Ban)’ 브랜드 제품이 그것이다.

선글라스의 시작과 함께한 레이밴은 이름 자체만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있다. Ray-Ban은 Ray(빛)+Ban(방어하다)의 합성어로 ‘눈부심을 방지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의미 그대로를 브랜드화했다.

레이밴의 시작은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군사와 민간영역 모두에서 항공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당시, 파일럿들은 새로운 항로 개척을 위해 높은 고도의 먼 거리까지 비행을 해야만 했다. 태양광선에 직접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파일럿들은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고, 눈이 손상되는 일도 잦았다. 당시 미 육군 항공단 소속의 우수 파일럿이었던 존 매크레디 중위도 이러한 경험을 했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바슈롬사에 보안경 제작을 의뢰하게 된다.

바슈롬사는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 표면에 눈부심 방지 처리를 한 특수 렌즈를 개발했다. 그것은 특유의 짙은 초록빛으로 레이밴의 상징이 된 N-15렌즈였다. N-15렌즈는 강한 태양 광선을 반사시키면서 자외선과 적외선까지 차단했고, 잠자리 눈을 닮은 모양은 눈동자를 크게 돌렸을 때 그려지는 궤적을 따라 디자인되어 시야의 사각을 없앤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플라스틱 프레임으로 만든 최초의 프로토 타입은 겨우 150g이었다. 이후 가볍고 기능적인 데다 제복과도 마치 한 세트처럼 우아하게 어울리는 바슈롬의 보안경은 ‘안티글레어 고글(Anti-Glare Goggl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파일럿들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이후 경쟁업체에서 비슷한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하자 바슈롬은 안티글레어 고글이라는 이름으로는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이름을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 끝에 탄생한 이름이 바로 오늘날 레이밴의 스테디셀러 아이템인 ‘레이밴 에이비에이터(Ray-Ban Aviator)’다. 1937년 정식으로 레이밴 브랜드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에이비에이터는 미 공군 조종사들의 까다로운 요구조건 속에서 탄생했다. 이후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기 시작하자 기능성을 주목받던 초창기와는 달리 점차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 갔다.

레이밴의 또 다른 아이콘이 된 디자인 ‘레이밴 웨이페어러(Ray-Ban Wayfarer)’는 1952년 출시됐다. 오늘날까지 강렬한 ‘록 스피릿’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모델이다. 2007년 모델명 RB 2140으로 재탄생된 웨이페어러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블루스 브라더스’ 등의 작품에서 사용됐고, 선글라스의 고전으로 영화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후 레이밴 선글라스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다.

신중하게 선택한 소재와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세심한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레이밴은 아이웨어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변함없이 사랑받는 아이콘으로서 아이웨어의 역사를 새로이 써 나가고 있다. 미적인 디테일, 균형을 이룬 외형,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소재와 정밀한 제작 기법이 동원돼 눈에 띄는 스타일로 매 시즌 패션을 넘어 시간을 초월해 레이밴은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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