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거리 있다면, 대구엔 방천시장 있다

  • 최우석,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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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19  |  수정 2013-08-19 07:58  |  발행일 2013-08-19 제7면
4차례 예술프로젝트사업
젊은 예술가들 변화 주도
쇠락 전통시장의 대변신
서울 홍대거리 있다면, 대구엔 방천시장 있다
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내 김광석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벽화 등을 구경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쇠퇴해가던 전통시장인 대구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이 대구 젊은이들의 명소로 변해가고 있다.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사업은 종료했지만 젊은 예술가들은 방천시장을 ‘대구의 홍대거리’ 또는 ‘대구의 대학로’로 변화시켜가고 있다.

지난 16일 늦은 밤 대구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내 한 술집. 한 손님이 통기타 선율 속에 김광석의 대표곡 ‘서른즈음에’를 부르고 있었다. 이어 또 다른 손님도 기타를 꺼내 합주를 시작했고 다른 테이블의 손님과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모여들었다.

이들은 함께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이내 시장은 이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자유로움으로 채워져 갔다.

토요일인 다음날 오후 1시. 방천시장의 명소 김광석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130m의 좁은 골목을 따라 방천시장의 예술가들이 그려넣은 김광석의 초상과 노랫말 등을 감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거리 한켠에서는 거리공연과 캐리커처 그리기, 액세서리 판매 등도 이뤄지고 있었으며, 미니콘서트, 우쿨렐레 강습 등을 알리는 안내판도 찾을 수 있었다.

방천시장을 두번째 방문했다는 김사량씨(여·27·서울 양천구 목동)는 “김광석을 좋아해 작년에 이어 다시 찾게 됐다. 다양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마치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과 홍대를 연상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방천시장을 이끌어가는 젊은 예술가들이 있다.

중구청이 실시한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사업은 빈 점포를 창작 공간으로 바꾸어 유동 인구를 늘려 상권 부활을 꾀한다는 계획 아래 2009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이에 방천시장에 입주하는 예술가들에게는 무료로 점포를 임대했으며 환경개선 등의 다양한 지원도 이뤄졌다.

현재는 사업 종료로 지원이 끊긴 상태. 하지만 젊은 예술가들은 여전히 모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예술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부터 입주한 손영복 작가(32)는 “조소, 만화, 캐리커처,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있다 보니 시너지효과가 크다. 이에 지원이 없어도 떠나지 않고 방천시장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입주한 젊은 예술가들도 많다. 레인메이커 이만수 대표는 “인디 영상·문화기획 등의 작업을 위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할 필요가 있어 프로젝트가 끝난 후이지만 입주했다”며 “최근에는 예술도 서로 다른 분야끼리 접목하는 것이 대세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방천시장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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