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80] 아메리칸 어패럴 (American Apparel)

  • 입력 2013-07-27  |  수정 2013-07-27 07:31  |  발행일 2013-07-27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80] 아메리칸 어패럴 (American Apparel)

‘패셔너블한 기본 아이템’을 지향하며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로 손꼽히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베이직한 아이템을 가장 섹시하게 보여주는 묘한 광고로도 유명한 아메리칸 어패럴은 흔히 ‘AA’로 불리며, 패션계의 악동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1989년 캐나다 출신의 도브 차니(Dov Charney)가 설립한 SPA 형태의 초창기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티셔츠가 좋아 티셔츠 만드는 회사를 만들었다는 그는, 괴짜 같지만 천재적인 경영 능력으로 기본 아이템 속에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담은 아메리칸 어패럴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기본 아이템을 다루는 SPA브랜드라는 점이 일본의 유니클로와 닮아있지만 ‘모두를 위한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유니클로라면 아메리칸 어패럴은 ‘몸매가 부각되는 젊은 스타일의 옷’을 만든다. 패셔너블한 베이직 아이템과 컬러 베리에이션에 강점이 있으며, 가격대비 우수한 품질이 브랜드의 핵심 성공요인이다.

아메리칸 어패럴에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세 가지 슬로건이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갔다. 그 첫번째는 ‘Fashionable Basics’다. 광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본적인 아이템이지만 몸에 딱 맞게 피팅되어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또한 어느 브랜드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화려한 컬러 베리에이션은 아메리칸 어패럴을 다른 브랜드와 구분 짓게 해주는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두번째 슬로건은 ‘Sweatshop Free’이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문구지만 쉽게 말해 ‘Sweatshop’이 없다는 의미다. Sweatshop은 저임금 생산으로 노동력을 착취해 원가를 낮추고 이익률을 높이는 일부 기업을 지칭하는 단어로 아메리칸 어패럴은 이러한 노동착취를 강력하게 거부한다. 창립자 도브 차니는 브랜드 설립 당시에 많은 의류 브랜드들이 저임금의 나라에 생산처를 두고 노동력 착취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아메리칸 어패럴에서는 적절한 시급과 휴가, 무료 점심과 무료 주차, 무료 영어 강좌와 마사지 테라피 등을 제공하며 노동력을 받은 만큼 대가를 지불하고자 노력한다. 덕분에 아메리칸 어패럴의 생산직 직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좋은 의류 생산직’으로 불리며 직원 채용을 하는 날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온다고 한다.

세번째 슬로건은 ‘Made In USA’로 많은 브랜드 중에서 미국 내 생산을 고집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다른 기업들이 임금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길 때 아메리칸 어패럴은 미국에서 생산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지켜가고 있다.

오히려 이 부분이 아메리칸 어패럴의 품질은 물론이고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본사는 로스앤젤레스의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매주 100만벌의 티셔츠가 생산되며, 이 제품에는 ‘Made in downtown LA’라고 표기되어 있다. 미국, 그것도 로스앤젤레스 한가운데에서 만들어졌다는 자부심의 표현인 것이다.

단일 규모로 미국 내 최대의 의류 회사가 된 아메리칸 어패럴은 다른 브랜드들이 티셔츠 왼쪽 앞가슴에 그들의 로고를 새길 때 ‘NO 로고’ 제품을 생산한다. 대신 직설적이고 다소 선정적이기까지 한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간다. 베이직한 아이템을 가장 섹시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묘한 광고에 아메리칸 어패럴의 정신이자 매력이 모두 담겨있다. 창업자 도브 차니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경영방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이 보여줄 유쾌한 다음 메시지가 기대된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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