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진화하는 영화 홍보 마케팅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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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7-22   |  발행일 2013-07-22 제22면   |  수정 2013-07-22
“우아∼ 병헌 오빠다” 팬심 잡는 쇼케이스
갈수록 진화하는 영화 홍보 마케팅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레드:더 레전드’의 이병헌이 레드 슈트를 입고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영화의 힘은 관객이다. 이 말은 한국영화시장에서 보다 절실하게 와 닿는다. ‘7번방의 선물’이 여덟 번째 천만관객 동원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낸 것도 한국영화에 대한 무한 애정과 지지를 보내준 관객으로부터 기인한다. 제 아무리 전 세계 영화시장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파워를 과시하는 할리우드 영화라도 한국에서만은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다. 그만큼 대중과의 소통은 중요하다. 영화사들이 개봉을 앞두고 다양한 쇼케이스와 관객과의 만남(Guest Visit) 행사를 갖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새 음반발표 혹은 해외 진출을 앞둔 가수들이 프로모션 차원에서 진행하던 쇼케이스가 이젠 영화시장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갈수록 진화하는 영화 홍보 마케팅
하정우가 ‘더 테러 라이브’에서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갈수록 진화하는 영화 홍보 마케팅
한효주가 경찰청에서 가진 영화 ‘감시자들’ 쇼케이스에서 경찰제복을 입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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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버린’의 휴 잭맨이 한국에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갈수록 진화하는 영화 홍보 마케팅
애니메이션 ‘에픽:숲속의 전설’에서 더빙을 담당한 카라 한승연과 2AM 정진운이 쇼케이스를 가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입소문 효과

국내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관객들의 영화 선택 기준 1위는 광고나 극장 예고편(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주변 사람들 권유의 증가다. 이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활동 증가와 연계되는 것으로 상대의 신분이나 취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권유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쇼케이스를 중심으로 영화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이런 추세와 자연스럽게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 네티즌까지 공략할 수 있는 홍보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부상했다.

최근 ‘더 테러 라이브’의 쇼케이스를 진행한 영화홍보사 흥미진진의 정은연씨는 “주로 파워블로거나 카페, 팬클럽 등을 통해 쇼케이스 관객을 모집하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다. 다소 딱딱한 제작보고회와 달리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해 행사를 진행하는 만큼 일반인들에게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배우들의 팬서비스 정도에 따라 홍보 효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색적인 쇼케이스 현장

쇼케이스는 보통 개봉하기 한 달 전쯤 배우와 팬간의 소통을 위한 창구로 활용된다. 흥행 전초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장의 열기도 뜨겁다. 특히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점쳐지는 올여름 시장은 독특하고 기발한 콘셉트의 쇼케이스가 대거 개최돼 눈길을 끈다.

700만 관객 동원을 목전에 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지난 4월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제작보고회 겸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700여명의 관객에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수현은 “바보 연기를 잘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연구했다기보다는 내면에 있는 모습을 어떻게 꺼낼지 고민했다”고 말하며 바보 흉내를 내 좌중을 웃음바다에 빠뜨렸다. 그런가 하면 박기웅은 영화를 통해 배운 기타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올여름 최고 기대작인 ‘설국열차’는 영화 프리미어 최초로 온라인 라이브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고아성 등이 참석해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스틸과 영상, 다양한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또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명하듯 실시간으로 진행된 네티즌 Q&A에서는 1시간 동안 1만6천개가 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질문이 쏟아졌다. 송강호는 “어떤 배우와 가장 친해지셨나요”라는 질문에 “틸다 스윈튼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틸다가 다음에 만날 때는 한국어를 배워서 오겠다고 했다”고 대답했고, 이에 봉준호 감독은 “틸다 스윈튼이 송강호의 열혈 팬이었는데, 함께 촬영하는 장면의 분량을 늘려주면 안 되겠냐고 할 정도였다”고 흥미로운 촬영 뒷얘기를 덧붙였다.

영화 콘셉트에 맞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눈길을 끈다. ‘더 웹툰: 예고살인’은 인터파크 아트센터에서 400여명의 팬과 함께 극과 극 반전이 있는 행사를 열었다. 촬영기 영상과 스크린 속 웹툰 작업에 대한 특별 제작기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고, 시니&혀노, 김선권 등 국내 최고의 웹툰 작가 5인방과 함께하는 스페셜 콜라보레이션, ‘공포 웹툰: 예고살인 NO.5’의 축하 인사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팬들의 얼굴을 즉석에서 그려주는 캐리커처 이벤트부터 관객들이 직접 이시영, 엄기준 등 주연배우들의 얼굴을 그릴 수 있도록 설치된 대형 드로잉 보드, 웹툰 느낌을 포켓포토로 즉석에서 뽑아주는 포토존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더 테러 라이브’는 영화 제목처럼 홍대 브이홀에서 LIVE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관객 여러분과의 자리라서 더욱 즐겁고 편안하다”는 배우 하정우의 소감과 함께 영상 공개, 키워드 토크가 이어졌다. 2부 LIVE 파티에서는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음악들을 선보여 온 캐스커의 이준오와 융진이 무대에 등장해 영화의 엔딩 테마곡 등을 선보였다.

‘고령화 가족’은 독특하게 고성방가 쇼케이스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쇼케이스 시작 전 로비에 마련된 음주 ZONE에서 관객들에게 시원한 맥주를 제공해 고성방가 쇼케이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이색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최근 흥행몰이 중인 ‘감시자들’은 쇼케이스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감시자들’은 개봉일인 7월3일 경찰청 지하대강당에서 경찰관계자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경찰청에서 외부 손님을 초청해 시사회를 진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 특히 한효주는 영화 속 경찰 제복을 입고 등장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그녀는 질의응답에 선정된 관객들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기념사진 촬영, 포옹을 하는 등 팬과 일일이 소통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했다.

◆우리도 질 수 없다…영화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외화들

쇼케이스가 비단 국내영화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영화 홍보차 내한하는 외국배우들 역시 짧은 일정을 쪼개 영화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 울버린’의 휴 잭맨은 지난 15일 전 세계 최초이자 아시아 단독으로 쇼케이스 행사를 열었다. 톰 크루즈와 함께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친한(親韓)배우로 통하는 그의 한국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휴 잭맨은 “한국에 다시 오게 되어 기쁘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한국에 오는 것이 매우 즐겁다”며 변함없는 한국 사랑을 보여줬다. 특히 그는 이례적으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병헌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레드: 더 레전드’도 쇼케이스를 열었다. 지난달 28일 워커힐 시어터에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이병헌은 레드 슈트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병헌은 사인은 물론, 직접 셀카를 찍는 팬서비스를 보이는 등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또 레드카펫 후에는 이병헌의 솔직담백한 토크도 이어졌다. 그는 “헬렌 미렌과 가장 가깝게 지냈다. 그녀는 엄마 같고, 누나 같은 사람이었다”고 말하며 전설적인 배우들과의 두터운 친분을 밝히기도 했다.

애니메이션도 쇼케이스를 연다. 출연배우들은 없지만 대신 더빙을 담당한 한국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에픽: 숲 속의 전설’은 3D 풋티지 영상 최초 공개와 함께 작업에 참여한 한국인 애니메이터 이상준, 성지연과 국내 더빙에 캐스팅된 카라 한승연, 2AM 정진운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어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또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뽀로로 탄생 10주년 기념 생일파티를 열어 가족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턱시도를 입은 뽀로로와 크롱 코스튬이 함께 자리해 사진을 촬영하고, 뽀로로 캐릭터 연필 증정과 뽀로로 케이크 커팅식을 진행하며 어린이 관객 눈높이에 맞는 이벤트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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