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테라피 개론’ 펴낸 한주탁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실장
|
최근 ‘한박사의 아로마테라피 개론’을 책으로 펴낸 한주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실장. |
한주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실장에겐 특별한 이력이 하나 있다. 그것은 그가 국제아로마테라피스트라는 것. 최근엔 책 ‘한박사의 아로마테라피 개론’도 펴냈다. 국내에서 10여년 전 아로마테라피 바람이 불었지만 대부분 여성이었다. 그중에서도 창업을 하고 싶어하는 주부가 많았다.
오일 수백가지 화학성분 분석
개인마다 적용·효과 차이 있어
화학자 관점에서 인체영향 연구
아로마테라피 적용법 등 한눈에
지난 2일 오후 디지스트 연구실에서 한 박사를 만났다. 수십여종의 아로마 오일이 들어있는 나무 상자를 열자 그만큼의 향기들이 섞여 코를 자극했다. 기자가 헛기침을 하자 ‘유칼립투스’ 오일의 뚜껑을 열어 건넨다. “에션셜 오일을 코 가까이에 대고 손을 저어 향기를 마셔보라”고 했다. 그대로 1~2분, 톡 쏘는 향기를 흡입하자 맹맹하던 코가 낫고 목도 덜 간지럽다. “비염, 천식이 있는 사람은 유칼립투스 오일을 마시면 좋아요.” 에센셜 오일은 허브나 식물에서 추출한 휘발성 높은 방향성 오일이다.
한 박사는 경북대 화학과 이학박사다. 다수의 특허와 논문도 발표했다. 이학박사와 아로마테라피, 왠지 조합이 안 맞는다. “5년 전, 지인에게 라벤더 에센셜오일을 선물받았어요. 스트레스 받을 때 뚜껑을 열어 책상 위에 두는 것 만으로도 향이 은근하게 퍼져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오일도 화학성분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화학과 박사다운 발상이죠?”
그동안 국내 아로마테라피는 대중에게 ‘치유’보다는 비누와 화장품 만들기에 국한돼 활용돼왔다. 그래서 아로마를 배우던 사람 중에는 “아로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전문가를 만나기 힘들다”며 중도에 그만두는 사람이 적잖다. 최근엔 일부 아로마 오일로 무분별하게 만드는 화장품은 피부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책도 나왔다.
아로마테라피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한 박사는 개별 오일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에 천착했다. 소위 ‘아로마테라피 화학’인 것이다. 향기요법 관련 책을 보면 ‘제라늄’은 폐경기 우울증에 효과가 있고, ‘자스민’은 출산의 고통을 완화시키며, ‘레몬그라스’는 소화불량이 있을 때 흡입하면 좋다고 적혀있다. 한 박사는 “이런 아로마 오일의 효과가 과연 어떤 화학성분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의 책엔 한 박사의 그런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일의) 식물명과 형태, 추출방법, 특징, 효과, 주의 사항은 물론 화학성분과 구조식·분자식, 분자량, 끓는점, 밀도, 섞어 사용할 때 주의할 점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구조식과 분자식 부분은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에션셜 오일은 수십에서 수백가지의 화학성분으로 구성돼 있고, 개인마다 적용방법과 효과가 차이 날 수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 지식이 필요하다. 모르고 접근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고 했다. 조만간 책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도 열 예정이다. 아로마테라피를 전문가에게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주문이 적잖다고 했다.
그는 시중에 판매하는 에션셜 오일을 구입할 때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오일 병 표지에 식물명은 물론 식물의 추출부위가 적혀 있고, 오일의 양과 사용기한, 농도, 저장조건과 주의사항,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배치넘버까지 기록돼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번 책에는 아로마테라피의 기본 개념부터 체계적 지식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주요 항목으로는 대체의학 소개, 아로마테라피의 정의와 역사, 에센셜 오일의 품질 평가, 에센셜오일의 생성 원리, 아로마테라피 적용방법, 아로마테라피와 안전 등이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 에센셜오일의 재료가 되는 여러가지 허브식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