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맛김은 음식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대구·경북에도 산업으로 성장시킬 좋은 음식과 식재료가 엄청나게 많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바로 음식과 식품 관련 박람회입니다.”
13일부터 동시에 열리는 대구국제식품전(이하 식품전)과 대구음식관광박람회(이하 음식박람회)를 주관하는 박종만 엑스코 사장은 12일 대구·경북 음식과 식재료의 산업화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코엑스 근무시절 음식과 식품 산업 관련 두 행사를 통합해 국제적인 전시회로 육성한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이런 성공사례를 알기 때문에 엑스코 사장으로 취임 후 따로 개최되던 두 행사의 동시 개최를 강력히 추진했고 대구시, 외식업 중앙회 등의 협조로 올해 처음 동시에 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산업화한 식품의 거래와 수출을 돕는 식품전은 6월, 대구의 음식전문가들의 경연대회와 음식문화 등이 모이는 음식박람회는 10월에 각각 따로 열렸다. 그는 “전체적인 전시회 규모가 커지면 관람객 처지에서는 볼거리가 많아지고 참가업체와 단체 처지에서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다. 또 국외의 참가자들과 바이어들도 관심을 더 많이 둬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두 행사를 합쳐 어떤 시너지 효과가 확인됐을까.
엑스코에 따르면 올 식품전에서 진행되는 구매상담회는 작년보다 4배 이상 커졌다. 대구·경북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한국식품발전협회가 초청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GS홈쇼핑 등 대형유통사와 오뚜기, CJ, 대상 등 식품대기업, 거기다 국내항공사가 참가해 식품기업들이 1대 1 구매상담회를 연다. 또 미국·호주 등 국외유명바이어들도 전통주류와 가공식품을 사기 위해 참가하고, 대구의 국외자매도시인 중국 칭다오, 일본 히로시마 등도 특별관을 구성해 대규모로 참가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몰리면 지역의 음식과 식재료를 산업으로 키워 새로운 지역 성장 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그가 예로 든 ‘동원 맛김의 일본수출’의 경우 맛김의 수출이 활발해지자, 일본은 쿼터제로 맛김이 일본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세웠다. 하지만 한국의 김에 매료된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대량으로 맛김을 사가면서 쿼터제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맛김에 빠진 일본인들이 관광을 통해 쿼터제라는 장벽도 뚫었고, 그 결과 관련 산업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는 “대구·경북은 음식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 중의 하나다. 다만, 가공하지 못해 원석 상태여서 없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라면서 “여기에 가치를 부여하고, 식품전과 음식박람회를 통해 국내외에 알린다면 맛김처럼 그냥 음식에서 산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고, 경제적 가치는 어마어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식품연구소’를 만들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음식과 식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행사를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대구국제안경전 등과 함께 엑스코의 BIG 5 전시회로 키워 한국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박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에는 그만큼 유명한 음식 박람회가 있고, 이는 그 도시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정도”라면서 “앞으로 관계기관과 더 긴밀히 협조해 식품전과 음식박람회를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인정하는 행사가 되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노인호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