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피살사건 의문점

  • 최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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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03   |  발행일 2013-06-03 제6면   |  수정 2013-06-03

대구 여대생 피살사건의 피의자 조명훈(25)이 검거됐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은 남아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와 조의 지인 등을 통해 미스터리를 추적해 봤다.

1 왜 여대생을 죽도록 때렸나 =살해된 여대생 남모씨(22)의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심장과 폐 등에 대한 외부 물리적 충격이 사망원인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흉기나 둔기가 아닌 신체를 이용한 심한 폭행에 의한 살인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원한관계가 있는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조의 범행수법이 피해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의 잔인한 살해수법을 근거로 전문가는 인격장애를 의심하고 있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 교수(심리학과)는 “(조가) 개인 SNS에 스스로를 ‘애정결핍’으로 표현한 점으로 미뤄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 미성년 대상 성범죄 경력이 있는 만큼 ‘자존감’은 낮은 반면 ‘열등감’은 클 가능성이 있다”며 “숨진 여대생이 성폭행에 강하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조의) 열등감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냈다.

조는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나, 대구에서 혼자 살았다. 가족과의 왕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의 고교 동창 이모씨(24·부산시 진구)는 “(조는) 덩치는 작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화를 내며 자주 싸움을 했다”고 전했다.

2 술집 왜 다시 찾았나 = 조는 남씨를 살해한 지 정확히 일주일이 경과한 1일 오전 3시30분쯤 남씨를 처음 만난 술집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조는 일주일 동안 평소처럼 술집을 드나들었고, 검거 당시에도 술을 마시며 여성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향수를 느낀 범죄자가 범행 이후 상황이 궁금해 다시 현장을 찾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한기 교수는 “(조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스스로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이코패스에 가깝다. 술에 취한 여성도 미성년자처럼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약자로 간주해 노렸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3 여죄는 없나 = 앞서 조는 2011년 1월 울산시 중구에서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성범죄 전과자다.

이수정 교수는 “조는 여성을 사냥감 및 성적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성폭행은 처음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성한기 교수도 “(조의) 미니홈피에 ‘내가 10번 찍어 안 넘어간 여자가 없다’라고 올린 내용을 봤을 때 여죄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엄홍수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계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조에 대한) 여죄 수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4 택시기사는 왜 제보 않았나=택시기사 L씨는 자신이 태운 여성이 이번 사건 피해자인 줄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L씨는 언론 등을 통해 피해자의 일행이 여성 2명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당시 백인 남성 한 명이 자신에게 택시비를 준 사실과 조가 남자 친구 행세를 했던 점을 떠올리며 자신이 태운 여성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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