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응급

  • 입력 2013-05-28  |  수정 2013-05-28 07:38  |  발행일 2013-05-28 제21면
■ 김동석 동산병원 소아응급센터 교수
열 난 뒤 배 아프면 장염, 배 아프고 며칠 뒤 열 나면 맹장염 의심
열성경련땐 입에 분비물 고이지 않도록 조심
의식 잃고 호흡곤란땐 지체없이 119 불러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응급

여름철 자녀와 산과 들, 바다로 나서다 보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어린 자녀는 휴일 늦은 밤이라는 것을 어찌나 잘 아는지, 갑자기 열이 오르고 배가 아프다며 칭얼거린다. 이럴 땐 부모도 몹시 당황하게 된다. 응급실에 데려가야 할지, 아니면 집에서 지켜봐도 될지 부모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응급실 이용 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환자 나이는 1~4세가 44.2%로 가장 많다. 응급실을 찾는 이유는 손상보다 질환(68.1%)이 더 많다. 9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발열 증상이 가장 많았고 이어 구토, 기침, 통증 등의 순이었다. 반면 10~18세 청소년층에서는 복통과 두통 증상이 두드러졌다.

지난 7일 문을 연 동산병원 소아응급센터 김동석 교수로부터 어린아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에 대해 들어봤다. 김 교수는 1990년 계명대 의대를 졸업, 경주동산병원 소아과장을 역임하는 등 소아응급 분야에서 많은 임상경험을 갖고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응급

◆가장 흔한 응급, 열환자

요즘 소아응급실에는 어떤 환자가 많이 올까.

김 교수는 “소아응급실에서 가장 흔한 증세는 열이 높은 것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열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청소년기) 복통과 두통 증세 때문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꼭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응급상황은 어떤 것이 있을까.

김 교수는 “호흡곤란이 심하거나, 특히 생후 2개월 미만의 어린이가 38℃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다”며 “생후 2개월이 넘은 어린이가 39℃ 이상의 고열이 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처음 열성경련을 일으키면 상당수 부모는 당황하게 된다. 김 교수는 “고열을 동반한 경련으로 의식을 잃거나 손발 강직, 눈동자 고정 등이 열성경련 시 발생하는 주요 증상”이라며 “특히 자녀의 입에 분비물이 고이게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자칫 분비물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기도가 막히지 않게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침을 많이 흘리면 닦아줘야 한다.

열성경련이 여러 번 발생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즉시 입원치료 후 예방약을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응급
소아응급환자의 가장 흔한 증세는 고열이다. 39℃이상의 고열이 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소아의 경우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의사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배가 먼저 아프고 열이 났는지, 열이 나고 배가 아팠는지에 따라 의심 질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열나고 배가 아프면 장염일 수 있고, 배가 아프고 2~3일 뒤에 열이 나면 충수돌기염(맹장염)이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쳤을 경우에도 정확한 상황설명을 해 줄 사람이 동행해야 한다.

만약 의식이 없거나 호흡곤란이 심하면 119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개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해 응급실로 오는데, 자칫 도착시간이 늦어지면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영유아를 둔 부모가 병원을 찾을 때는 예방접종 수첩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열환자만큼 많은 것이 바로 급성 폐쇄성 후두염 등 호흡기 질환자다. 급성 폐쇄성 후두염은 고열을 동반하면서 개 짖는 소리를 내고, 심한 호흡 곤란을 보인다. 응급 호흡기 질환으로 후두가 점차 막혀 시간을 지체하게 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고열을 동반하진 않지만 천식으로 인한 응급상황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기에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경우 병력과 청진, 흉부 사진을 보고도 진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청소년은 복통과 흉통

급성복통이 밤에 갑자기 오면 응급실을 찾게 된다. 변비에서부터 장염 초기나 식중독 등 복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복통의 경우 보채고 기운이 없으며 구토를 동반해 탈수증상을 보이면 중증으로 생각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장중첩증이나 충수돌기염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음식을 먹은 후 벌이나 곤충에 쏘여 피부가 부으면서 부종이나 발진, 피부 전체가 벌겋게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는 원인이 되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피부 점막이나 기도 또는 장 점막이 붓는 혈관부종의 경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하다.

갑자기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급성흉통은 주로 청소년기에 발생한다. 청소년기의 심장박동은 분당 60~100회다. 만약 분당 150회 이상 심장박동이 이뤄진다면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가슴통증을 호소할 경우 심막염(심장의 바깥면을 싸고 있는 심막의 염증)이나 상심실성 빈맥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드물지만 협심증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장의 원인을 염두에 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막염은 쥐어짜는 통증과 호흡과 동시에 가슴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진다. 상심실성 빈맥은 맥박이 빠르게 뛰므로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며 흉통을 호소한다. 이런 경우는 병원을 찾아 빨리 빈맥을 중지시켜 줘야 한다.

김 교수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휴일이나 야간에는 지체없이 소아전문 응급센터를 방문해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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