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 보수적인 대구의 이미지도 직원들의 혁신도시 완전 이전을 막는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대구 이전 공공기관 관계자)
“3년차로 접어들고 있는 ‘미소친절’ 운동이 이제는 범시민운동으로 확대될 만큼 대구시민의 친절 의식이 높아졌습니다.”(김범일 대구시장)
대구시가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2개 공공기관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2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연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는 대구시가 이전 공공기관들에 지역발전을 위한 공동사업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했지만, 여기에 더해 이전 공공기관들의 ‘대구화’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간담회에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민영우 가스공사 부사장, 이원희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이형철 중앙119구조단장, 서혁 중앙신체검사소장, 이승재 감정원 본부장, 염택진 산업단지공단 상무, 서명범 중앙교육연수원장, 장세찬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단장, 강동석 정보화진흥원 실장, 임승빈 교육학술정보원장 등 11개 이전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범일 시장은 “(이전 기관 직원들이) 처음에는 낯설어할 수 있겠지만 빨리 대구에 정이 들 수 있도록 이전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시가 운영하는 혁신도시지원단 외에도 ‘1부서-1공공기관’ 매칭을 통해 이전 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모든 공무원이 이전 공공기관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어 “새로 대구의 식구가 되는 공공기관들도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발전사업을 같이 발굴하자”며 협조를 당부했다.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대구시의 유망 중소기업인 스타기업에도 월드클래스 300기업에 준하는 보증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매년 서울에서만 개최한 정기 학술대회를 격년으로 대구에 유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곽노린 대구시 혁신도시지원단장은 “이전 공공기관들과의 공동추진사업을 통해 연간 약 3천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혁신도시의 교육, 교통 등 정주여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주문도 적지 않았다.
장세찬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단장은 “기술평가를 받기 위해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을 찾는 사람이 1년에 3만명에 육박한다”면서 “대중교통이나 숙박 관련 불편이 지속되면 관리원이 대구로 내려온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기술평가 자체를 출장 형태로 바꿔 수도권 지역에서 진행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면 공공기관 이전이 ‘빛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1월 중앙신체검사소의 경우도 1년에 3만∼4만명의 검사자가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혁신도시 내 숙박이나 연결 교통수단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관심이 큰 자녀교육이나 교통편의에 대해서는 절대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공공기관 이전을 순조롭게 추진해 전국 혁신도시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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