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에이즈=붉은 반점’ 으로 생각하시나요?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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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14  |  수정 2013-05-14 07:37  |  발행일 2013-05-14 제21면
■ 에이즈 오해와 진실
성접촉 인한 감염 제일 많으나 확률은 낮아
식사·키스·악수 등 일상생활선 감염 안돼
아직도 ‘에이즈=붉은 반점’ 으로 생각하시나요?
아직도 ‘에이즈=붉은 반점’ 으로 생각하시나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에게서 수혈한 사람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HIV에 감염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면역체계가 손상된다. 그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게 되면 건강한 사람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원충 또는 기생충에 의한 감염증과 피부암 등 악성종양 등이 생겨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에이즈 혈액관리 구멍, 수혈돼도 감감?

8일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종합 감사결과를 보면, HIV 확진자가 과거에 헌혈한 혈액을 수혈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관련 기관간 협력 미비로 시간이 지체되는 등 허점이 많았다.

질병관리본부는 HIV 수혈 감염 발생 여부를 조기 확인해 신속하게 조치하고자 65일 안에 조사를 끝낸다는 목표로 역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조사기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이 조사는 수혈정보 파악 단계(혈액원), 수혈자 인적사항 파악 단계(시도 및 시군구 보건소), 수혈자 채혈조사 단계(시도 및 시군구보건소) 등으로 이뤄진다.

감사결과 2010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총 1천928건의 조사대상 중에서 절반이 넘는 1천38건(53.8%)이 조사 설정 기간인 65일을 넘겼다. 심지어 365일 이상 조사가 지연된 사례도 81건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0~2012년 11월 조사를 완료한 1천448건에서 1천129건은 음성 판정을 내리는 등 HIV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329건은 혈액출고대장 같은 기록물 폐기, 의료기관 폐업, 수혈자 연락 불능, 채혈 거부 등의 이유로 수혈을 통해 HIV에 걸렸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 불가 처리했다.

그렇다고 에이즈나 간염 등에 감염될까 헌혈을 기피하는 것은 쓸데없는 걱정이다. 헌혈할 때 쓰는 채혈바늘, 채혈백 등 모든 소모품은 한번 사용한 뒤 폐기하는 무균 처리 일회용품이므로 헌혈로 인해 다른 사람의 질병이 옮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헌혈이 건강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몸의 혈액 중 15%가량은 여유분에 해당되므로 건강한 성인은 320~400㎖의 헌혈로 건강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1년에 한번쯤 헌혈하면 골수(적혈구·백혈구가 만들어지는 뼛속 조직)가 활성화돼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

◆HIV감염 여부 증상으로 몰라

HIV에 감염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성접촉이다. 성접촉 다음은 수혈감염이 많다. HIV에 오염된 혈액제제 또는 혈액의 수혈로 인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HIV 감염인과 한 번의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인 반면에 감염된 혈액으로 수혈을 할 때 감염될 확률은 90%나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막연히 성관계를 통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성관계 자체의 낮은 감염 확률에도 불구하고 국내 감염자의 99%가 성관계에 의해 감염되고 있어 ‘감염자와의 성관계는 에이즈’라는 연상 작용을 하게 된다. 확률은 낮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성관계시에는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수직감염도 있다. HIV에 감염된 임부가 출산하는 경우 아이에게 감염될 확률은 25~30%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이도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임부의 경우에 한한다. 치료를 받은 경우에 아기에게 수직 감염될 가능성은 5%로 떨어진다. 또 정맥주사 방법으로 마약을 복용하는 마약사용자가 에이즈 감염인 일 경우, 자신이 사용한 주사기를 타인과 공동사용 할 때 오염된 바늘을 통해 HIV가 전파될 수 있다. HIV는 인체 밖에서는 오래 살지 못한다. 따라서 감염인과 함께하는 식사나 악수, 포옹, 가벼운 키스, 기침이나 재채기, 목욕탕 공동 사용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HIV는 인간의 면역세포 안에서만 생존하고 증식한다. 따라서 모기가 빨아 먹은 피는 모기의 소화기관으로 들어가 HIV가 번식하지 못하고 흡수되기 때문에 모기나 벌레를 통해서도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

HIV 감염 여부는 증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에이즈=붉은 반점’으로 생각하고, 단순한 피부질환을 에이즈 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HIV감염 여부는 반드시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헌혈자에게 HIV 검사 결과를 직접 알려주던 제도는 1997년에 폐지되었다. 모든 헌혈된 혈액에 대해 HIV 검사를 실시해서 에이즈 반응이 나온 혈액은 폐기 처분한다. 물론 HIV 양성 반응 혈액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에 재검사를 의뢰하고, 검사결과에 따라 해당보건소에서 본인에게 직접 통보하게 된다. 단순히 HIV 감염여부를 알기 위한 헌혈은 하지 말아야 하며, 반드시 보건소, 병·의원에서 HIV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도움먈=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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