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비전없다” 인 서울 광풍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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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15  |  수정 2013-04-15 08:18  |  발행일 2013-04-15 제1면
묻지마 서울지역 대학行 확산…경기권 대학도 줄서
“졸업 후 더 좋은 문화·일자리·배우자감 찾기위해…”
“지방은 비전없다” 인 서울 광풍

대구시 수성구의 한 여고의 경우, 2012학년도 입시에서 3학년 학생 593명 가운데 70명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했다. 대구·경북지역에 잔류한 학생은 480여명. 전체 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수도권으로 진학한 셈이다.

대구시교육청이 대구시내 7개 고교를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졸업생의 18.5%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수도권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이 여고에서 지난해 경북대에 진학한 학생은 80여명. 이들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능 성적을 받아든 70여명은 대부분 수도권 대학을 선택했다. 더 나은 문화를 누리기 위해, 졸업 후 더 좋은 일자리를 잡기 위해, 더 괜찮은 배우자감을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간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 서울지역 대학 지원자는 45만명에서 92만명으로, 경쟁률은 5.71대 1에서 12.41대 1로 급증했다. 반면, 대구·경북지역 대학 지원자수는 16만6천명에서 17만9천명으로, 경쟁률은 4.0대 1에서 4.9대 1로 소폭 늘어났을 뿐이다.

서울소재 대학의 입학 정원은 감소하고 있지만, 지원자는 계속 늘고 있어 입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대학의 입학 경쟁은 점차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젊은 학생 사이에서 수도권 대학 선호는 이제 ‘묻지마’ 식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박재완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장(혜화여고 교사)은 “수능 상위 5% 성적을 가진 수험생의 95% 이상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도권 대학을 선택한다고 보면 된다. 수도권 4년제 대학 편입자의 절반 이상이 비수도권 대학 출신”이라고 전했다.

박 단장은 “학비나 취업에서도 유리한 지역의 학과가 꽤 있지만 학생들은 이런 점을 개의치 않고 무작정 서울행 KTX를 타려고 한다. 아마 젊은이를 지역에 머무르게 할 경제·문화적 매력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사철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은 “인(In) 서울 현상이 예전엔 상위권 학생에게 해당됐지만, 최근에는 중위권 학생도 경기지역 대학에도 진학하겠다는 성향이 강해진 것 같다”면서 “이제는 ‘인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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