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범어월드프라자’ 좌초 위기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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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08 07:49  |  수정 2013-04-08 07:49  |  발행일 2013-04-08 제6면
‘영어체험거리’ 1년도 안돼 운영난…‘외국문화관’은 사실상 백지화

영어와 문화예술 복합거리를 표방한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의 ‘범어월드프라자’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월드프라자의 정체성을 나타내던 사업들이 운영난을 겪거나 무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범어월드프라자에 개장한 전국 최초의 영어체험거리인 ‘E-street’는 운영 1년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을 상황에 놓였다.

영어거리를 운영하는 민간업체가 운영난을 이유로 거액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체납했다. 이에 대구시는 최근 민간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민간업체가 1년간 연체한 임대료와 관리비는 모두 2억700만원에 이른다. 당초 민간업체는 2015년까지 3년간 이 거리를 임차했다.

현재 민간업체와 대구시는 영어거리 운영난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대구시는 최근 민간업체를 상대로 점포 명도소송까지 제기했다.

대구시 건설산업과 관계자는 “점포를 명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민간업체가 이를 이행치 않아 지난달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대구시가 민간업체에 일정 수익을 보전하고 시작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가 나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공모를 통해 영어거리 사업자를 재선정하거나 새로운 점포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범어월드프라자의 외국문화관 조성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대구시는 영어거리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범어월드프라자 동편 점포 15곳에 외국문화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초 대구시가 외국문화관에 입주할 국가를 모집했고, 7개 국가가 입주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입주 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구시는 이들 국가를 입주시키지 않았다. 외국문화관이 들어설 예정이던 공간은 현재 단기 전시실로 사용되고 있다.

대구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 내부적으로 외국문화관 조성계획의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고정적인 외국문화 전시관 운영은 힘들 것 같고 1∼2개월 단위로 단발성 외국문화 전시관을 운영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범어월드프라자를 지켜보는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직장인 한모씨(34·대구시 수성구 범어동)는 “그동안 월드프라자에 ‘월드’나 ‘글로벌’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안 있어 명칭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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