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스토리] 뉴발란스

  • 입력 2013-03-09  |  수정 2013-03-09 07:59  |  발행일 2013-03-09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스토리] 뉴발란스
[장현미의 브랜드스토리] 뉴발란스

‘아이폰 열풍’의 주역인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고수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검은 터틀넥 티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회색의 운동화는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로 통한다. ‘N’자 로고가 선명한 회색컬러의 이 운동화는 전 미국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매일 아침 신는 조깅화이기도 하며, 록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즐겨 신는 뉴발란스의 993 시리즈 상품이다.

미국 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영국이민자인 윌리엄 라일리가 발에 장애가 있거나 경찰, 소방관, 우체부 등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치서포트(지지대가 있는 신발깔창)를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닭의 세 개 발톱이 만드는 완벽한 균형에서 영감을 얻은 윌리엄 라일리는 세밀한 관찰을 토대로 아치서포트 깔창과 신발을 개발하게 된다. 뉴발란스 운동화 기술의 핵심이 되는 아치서포트는 사람의 발바닥 중앙에 볼록 들어간 부분인 아치(Arch)를 받쳐주기 때문에 땅에 발을 디딜 때 편안하면서도 완벽하게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개발된 아치서포트를 기반으로 윌리엄 라일리는 직접 브로셔를 들고 다니며 운동화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아서 홀을 세일즈 파트너로 맞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며, 1938년 보스턴 러닝클럽을 위해 러닝 스파이크 운동화를 디자인한다. 가벼운 캥거루 가죽을 소재로 한 뉴발란스 러닝화는 육상선수들에게 최상의 착화감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성공을 거둔다. 특히 육상선수인 댄 맥브라이드가 이 러닝화를 신고 레디쉬 로드레이스에 출전하면서 뉴발란스 러닝화를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이후 뉴발란스는 러닝화뿐만 아니라 농구화, 야구화, 테니스화, 복싱화 등을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제조하기 시작했고, 1941년 메이저리그의 보스턴브레이브 선수들은 뉴발란스가 특별히 고안한 야구화를 신고 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뉴발란스는 2001년 4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이게 된다. 고기능성 러닝화 제품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뉴발란스는 2008년 시작한 감성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다. 특히 디자이너 송자인과의 콜라보레이션 패션쇼를 계기로 국내 패션업계에 당당히 신고식을 올리며, 스타 연예인들이 즐겨 착용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사랑을 받은 뉴발란스는 불과 3년 만에 6배의 매출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뉴발란스는 창업자인 윌리엄 라일리가 1956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뒤 폴 키드가 후임자로 결정되면서 회사명을 ‘New Balance Orthopedic Laboratory’로 변경한다. 뉴발란스는 ‘불균형한 발에 새로운 균형을 창조한다’는 개념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최고의 편안함을 제공하려는 뉴발란스만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운동화 하나에도 신는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오랜 기간 끊임없이 이어온 노력이 결실을 이루며, 106년의 전통을 가진 진정한 스포츠 명가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가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와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그들의 노력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또 다시 뉴발란스를 찾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토털라인을 선보이며 브랜드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전개하는 뉴발란스의 앞으로의 큰 성장이 기대된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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