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동원화랑에서 3인전을 여는 남춘모, 이교준, 이배 작가(왼쪽부터). 미니멀리즘이라는 비슷한 작업을 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표현기법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 내놓는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1970년대부터 대구는 현대미술의 중심역할을 할 정도로 현대미술분야가 강세를 띠고 있다. 전국을 넘어서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역량있는 현대미술가를 많이 배출한데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굵직한 전시도 많이 열렸다.
현대미술 중에서도 특히 미니멀리즘 작가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동원화랑에서 전시를 여는 이교준, 이배, 남춘모 작가는 이 분야를 대표하는 지역작가다. 말이 지역작가이지 이들이 활약하는 무대는 지역을 넘어선다. 전국구 작가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동원화랑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마련한 이들의 3인전 ‘Trois accords’는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지역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데서 즐거움을 준다. 전시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색다른 조화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전시의 매력이다.
이교준 작가는 “미니멀리즘적 성향이 강한 작품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표현방식이나 작품이 주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비슷한 것이 주는 어울림이 아니라 전혀 다른, 독특한 색깔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또다른 조화를 보여준다는데서 흥미롭다. 이런 다름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도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window’를 주제로 한 작업을 주로 보여주고 있는 이교준 작가는 격자무늬를 동색 또는 보색으로 처리함으로써 단순미, 간결미 등을 보여주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프랑스, 미국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이배 작가는 흰 화면에 검은색의 물감을 칠해 흰색과 검은색이 주는 색채 대비와 동양화에서의 여백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최근 독일에 작업실을 두고 유럽 전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남춘모 작가는 평면작품이면서도 입체적 느낌이 살아숨쉬는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선과 면을 활용한 작업인데다 빨강, 자주, 파랑 등 강렬한 색상을 사용해 화려하면서도 담백한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동원화랑 손동환 대표는 “전혀 다른 양식의 작품을 보여주지만 대구현대미술의 중심역할을 하는 작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같은 현대미술을 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작가들의 개성과 뜨거운 창작열을 만날 수 있다”고 이번 전시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또 “그동안 대구는 구상과 현대미술이 강세였는데, 두 분야가 조화로운 양상을 보이질 않았다. 주로 구상미술을 선보여왔던 동원화랑이 지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의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두 분야가 조화롭게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바람도 스며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대구에서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보여주는 전시를 갖게 돼 기쁘다는 이배 작가는 “지난해 개인전을 열었지만 소품 위주로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3인전이지만 100호짜리 작품도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어 전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세명의 작가 중 가장 나이가 적은 남춘모 작가는 “선배 두 분과 같이 전시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가들과 함께 전시를 한다는 것이 영광”이라며 “정제된 느낌의 그림들이 주는 즐거움을 맛보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053)423-1300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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