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헹켈

  • 입력 2013-02-02  |  수정 2013-02-02 07:39  |  발행일 2013-02-02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헹켈

맛있는 요리가 탄생되는 주방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즐거운 목적으로 칼이 사용되는 공간이다. 솜씨좋은 요리 장인에게 잘 드는 칼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무기나 다름없으며, 닳고 닳아 얇아지기까지 한 그들의 칼은 마치 전리품처럼 소중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이처럼 요리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주방의 ‘칼’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세계적인 브랜드의 쌍둥이 칼 ‘헹켈(Henckel)’을 생각한다. 독일로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이라면 트렁크 속에 하나쯤은 챙겨오기 마련인 헹켈의 제품은 여행의 필수 기념품이 되기도 하였다.

2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헹켈은 1731년 요한 페터 헹켈스(Johann Peter Henckels)에 의해 설립되었다. 예로부터 좋은 품질의 철이 많이 생산되어 대장장이 마을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베스트팔렌주의 졸링겐(Solingen)에서 시작되어 숙련된 기술을 배경으로 제강부문에서 날붙이 가공까지 일관 생산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공업기술에 의한 제품의 성능과 내구성은 정평이 나 있으며, 혁신적인 기술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한다.

칼 관련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100대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헹켈의 제품만큼이나 유명한 ‘쌍둥이 인형 심벌’은 1731년 창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등록 상표이며, 280여 년간 조금씩 변화되어 현재의 상표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헹켈에서 출시되고 있는 아이템 목록을 보면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칼이 존재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일반 부엌칼, 다용도 주방용 칼, 빵 칼, 토마토 칼, 과도, 넓은 폭 중도, 일반 중도, 칼끝이 둥근 아시아형 부엌칼, 할로우 산토쿠 나이프, 생선뼈도 자를 수 있는 썬디알 주방 가위 등 목적과 크기별로 구비되어 있어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탐낼만 한 제품이다. 특히 디자인과 기능을 인정받은 ‘트윈 컬렉션’과 ‘트윈 셀렉션’ 시리즈는 주방 기구의 명품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고 있다. 인체공학적 설계와 비례, 수치를 따진 과학적 디자인으로 단순한 주방용 칼이 아닌 상징적인 명품 반열에 오른 것이다.

얼음 담금질 공법으로 내구성을 높였으며, 하이 카본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하여 절삭력이 뛰어나고 부식에도 강한 칼을 완성하였다. 또한 음식을 자르고 썰 때 손목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손잡이 부분에는 메탈 볼스터(Metal Bolster)라는 처리를 하여 손목을 보호한다.

헹켈의 진정한 장점은 물론 견고한 칼날이지만, 부상 방지를 고려한 무게 중심 조절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테면 칼질을 하다 칼을 놓쳐 떨어뜨리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때 칼끝이 그대로 발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손잡이부터 바닥에 떨어지면서 칼날이 위로 향하도록 한다. 헹켈이 단순히 비싸기만 한 칼이 아니라는 것이 이러한 불의의 순간에 입증되는 셈이다. 이처럼 과학적이고 사려깊은 디자인에 헹켈의 280년 노하우가 녹아있다.

헹켈은 아시아와 유럽 등의 서로 다른 요리 문화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시아에서는 부드럽고 곧은 절삭력을 지니며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칼날이 아래로 향한 칼을 선호하는 반면, 유럽과 미국에서는 칼날이 중앙을 향한 칼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에 헹켈에서는 유럽 및 미주시장과 아시아시장의 음식문화에 맞춰 차별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고 기본에 충실한 헹켈은 칼뿐만 아니라 주방용 조리 도구, 양식기류, 와인셀러 등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토털 키친 제품과 뷰티, 패션 아이템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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