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프라다

  • 입력 2012-12-22  |  수정 2012-12-22 08:26  |  발행일 2012-12-22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프라다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프라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잇 백(It Bag)’으로 손꼽히는 나일론 소재의 획기적인 가방으로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형성한 이탈리아의 프라다(PRADA). 발상의 전환을 통해 파산 직전의 브랜드를 하나의 거대한 패션 제국으로 변모시킨 성공 스토리는 패션 업계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유명한 일화이다.

1913년 창업자 ‘마리오 프라다(Mario Prada)’에 의해 가죽 제품 생산 업체로 시작한 프라다는 1980년대 중반까지는 가죽을 이용한 상품 개발만을 고수해왔다. ‘앞서가지만 너무 진보적이지 않은, 패셔너블하지만 한 시즌만의 인기에 머물지 않은, 진정한 디자이너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마리오 프라다의 철학은 모든 제품에 반영되었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창업 초기에는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귀족과 왕실까지 고객으로 유치하였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의 변화와 함께 사업은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1970년대 이후 마리오 프라다의 외손녀인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가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프라다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게 되었다. 혁신적이면서도 꼼꼼한 미우치아의 감성과 지성의 결합으로 프라다는 유명 브랜드로 성장해간다.

가업을 이어받은 미우치아 프라다는 브랜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디자인에 집착하기보다는 색다른 소재를 찾는데 공을 들였다. 이때 그녀의 눈에 띈 것이 바로 기존의 가죽 트렁크 보호용 소재로 사용하였던 포코노(Pocono)였다. 포코노는 조밀하게 제직된 나일론 방수 소재로 주로 낙하산이나 비옷을 포함한 군수용품 제작에 사용되고 있었다. 포코노는 가죽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질기며, 물에 젖지 않아 실용적이었다.

미우치아는 1985년 포코노 소재의 백팩을 출시하게 되고, 이것은 프라다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게 된다. 가방이 출시된 초기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지만 곧 새로운 가방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가볍고 물에 젖지 않는 이 나일론 가방은 정장이나 캐주얼 의상에 모두 잘 어울렸을 뿐만 아니라, 우아하고 견고한 디자인으로 연령대를 불문하고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나일론 소재의 가방으로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프라다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된 계기가 된다. 실제로 진품보다 엄청난 가품 시장을 양성하였지만 결과적으로 프라다의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높아지고 알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후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는 프라다의 삼각형 금속 심벌을 아이템마다 부착하게 되면서 이미지의 통일과 브랜드 아이콘을 형성하였으며, 작은 금속 삼각형에 열광하는 패션기자들과 모델들은 시즌마다 프라다 매장으로 달려가 다양한 아이템을 사모으게 된다.

포코노 소재의 나일론 백팩의 인기는 나일론 파카, 검정 로퍼, 새틴 슬립드레스, 무릎길이의 스커트, 개버딘 밀리터리 코트 등으로 이어지면서 1985년에는 구두 디자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였으며, 1989년에는 새로운 의류 라인을 탄생시켜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게 된다.

프라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포코노 소재의 사용으로 특정 시즌이나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는 대중적인 명품으로 자리잡았으며,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을 위한 옷이 아닌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편하고 세련된 멋을 추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있다. 마치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듯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 세계의 프라다 열풍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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