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친 文 “후보등록후 단일화는 우리의 선택 아니다”

  • 이영란 최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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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1-23   |  발행일 2012-11-23 제3면   |  수정 2012-11-23
■ 문-안, 철통보안속 담판회동…단일화 어떻게 되나
1시간30분 회동 허사…여론조사 등 합의 실패
실무팀 협상도 안열려
시간은 흘러만 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22일 담판회동은 전날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에서 양측의 단일화 실무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짐에 따라 직접 만나 협의를 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그러나 이날 단독 회동에서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단일화 시한인 대선후보 등록일(25∼26일)을 넘겨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끝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선거 과정에서 야권 성향표 결집을 통한 정면 승부까지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철통 보안속 긴박했던 야권 캠프의 하루

문-안 두 후보가 이날 비공개 단일화 담판 회동에 나서면서 야권에는 온종일 긴박감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양측이 회동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해 철통보안을 지키면서 온종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두 사람이 이전에도 두 번 단독회동을 했지만 비공개 형식을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론을 피해 비밀 만남에 성공한 두 후보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배석자 없이 논의를 시작했다. 화기애애했던 이전 두 차례의 회동과 달리 두 후보는 이날 좀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날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판 회동 시작으로부터 1시간30분이 지난 낮 12시25분. 양측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회동의 성과는 없었다.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추가 회동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두 후보 직접 결단만 남아

현재 양측 캠프는 모두 두 후보의 결단에 목을 매는 형국이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내고 “두 후보의 결단이 남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안 후보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단도 내리지 못할 경우 불가피하게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9일까지만 단일화가 되면 투표용지에 두 사람의 후보가 오르는 것은 막을 수 있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기화 시나리오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대선의 투표용지 인쇄일을 12월10일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문·안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한 후보 등록 시한을 넘길 경우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싸움이 점점 극으로 치닫는 상황이어서 단일화가 늦춰질수록 본선에서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정치쇄신을 내건 두 후보가 권력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은 구태정치로 낙인 찍힐 가능성도 크다.

◆文, “후보등록 안 할 방법 없다” 배수진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후보등록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후보 등록일까지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저로서는 후보 등록을 안 할 방법이 없다”며 “대선후보 등록일(25∼26일) 이후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우리가 선택할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후보등록 후에도 추가협상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나 이는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는 면에서는 효과가 반감되고, 무효표도 굉장히 나온다”며 “민주당이 제 공천을 취소하지 않는 한 저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다 하다 (단일화가) 안되면 국민에게 표로써 저로 단일화해 달라고 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표로 확실하게 정리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야 원로그룹 중재 시도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그동안 단일화를 촉구해온 범야권 재야 세력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재야 원로 중심인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 멤버인 김상근 목사는 “오늘(22일)을 넘기면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단 두 후보의 담판을 지켜보겠다”며 “오늘 밤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책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소설가 황석영씨를 비롯한 102명의 문화예술계·종교계 인사는 이날 문 후보의 적합도 조사와 안 후보의 가상대결 조사를 절반씩 반영해 단일화를 결정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유·불리를 앞세워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것은 진정성에 커다란 훼손이 된다. 그런 식으로 감동없는 단일화를 한들 어찌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을 이룰 수가 있겠느냐”며 두 후보를 압박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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