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병원> 수지접합술 세계적으로 유명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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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0-25  |  수정 2012-10-25 09:31  |  발행일 2012-10-25 제36면
발가락으로 손가락 재건
성공률 95% ‘세계 최고’
수술실적도 국내 1위
‘팔이식’ 아시아 첫 도전
 수지접합술 세계적으로 유명
수부외과 전문병원인 더블유병원은 수지접합술은 물론 다양한 수부외과 질환을 치료하고 있으며 조만간 팔이식수술을 시도할 계획이다.

얼마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한 병원에 입원해있던 미국 남성(39)이 W(더블유)병원의 우상현 원장을 찾아왔다. 그는 교통사고로 팔과 해당 근육을 크게 다쳐 미국에서 근육을 전이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에 실패해 팔꿈치를 전혀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우 원장에게 “인터넷을 통해 수부외과 최고의 의사를 수소문해 대한민국 대구에 있는 당신을 알게 됐다”면서 “직접 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다. 우 원장은 곧 수술을 시작했고, 이 남성의 허벅지 근육을 떼어내 팔꿈치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으로 전이시키는 데 성공했다.

2008년 9월 대구에서 문을 연 더블유병원은 수지접합을 넘어 수부외과로 전문 진료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발가락을 떼어 손가락을 재건하는 희귀한 수지접합술은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수지접합은 정형외과 분야에서 일부분인만큼 최근엔 선천성기형, 사고로 인한 외상 등 수부외과의 다양한 진료에 집중하고 있다.

더블유병원은 보건복지부 조사결과(2011년) 수술건수가 8천여건으로 이는 전국 1위다. 복지부는 더블유병원을 비롯해 전국 6개 병원을 수지접합전문병원으로 선정했다. 대구·경북에서는 더블유병원이 유일하다. 수술실적은 개원 후 1년 만에 미세접합수술 2만5천례, 손·발선천성기형수술 1만례, 관절경수술 1천례, 손저림수술 1천례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이 병원은 2008년 대한의학회와 대한수부외과학회로부터 수부외과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았다. 매년 2~3명의 수부외과 세부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 국내에서 배출하는 이들 전문의가 연 10~13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가을철이 되면서 손저림 환자가 이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손저림은 딱딱한 물체에 팔꿈치를 강하게 부딪쳤을 때 생기는 저릿한 느낌이 손에서 가시지 않는 대표적 수부(손)질환이다. 손이 욱신거리는 것은 물론 아파서 잠을 설칠 정도로 일상생활에 무리가 생긴다. 가장 흔한 수부질환이지만 간단하고 안전한 수술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수술 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발 질환도 치료한다. 발목내시경 수술이 대표적이다. 아주 작은 크기의 특수 카메라를 발목 관절에 집어넣은 후 수술을 하는 방식인데 합병증이 적고 상처가 거의 남지 않는다. 입원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사고로 인한 외상환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이런 환자는 응급상황이 대부분이다. 전라도와 강원도 등 전국에서 환자들이 찾아온다. 이런 접합수술은 수술팀 의료진 3~5명이 최대 6시간까지 걸려 수술을 끝내는 일이 허다하다. 이같은 접합수술은 보험수가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우 원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수술이기도 하다.

우상현 원장의 이력은 이 병원의 자랑거리다. 보험수가가 높은 특정 진료과를 거부하고 손가락 수술에 인생을 걸었다는 그의 스토리는 지역 의료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영남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1990년대 후반 미국 최고의 수부수술전문 병원인 클라이넛 병원에서 연수받았다. 미국 환자들이 그에게 손 수술을 맡기려고 줄을 섰고, 이를 본 병원장이 그에게 미국에 남으라고 권유하기까지 했다. 현재 국내에서 발·손 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의사가 됐다. 지금까지 손가락 절단 환자에게 옮겨 붙인 발가락이 400개가 넘는다. 성공률이 9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 원장은 바쁜 수술일정에도 또한번 도전을 준비중이다. 바로 팔이식 수술이다. 국내에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 이 수술은 2010년 보건복지부에서 ‘신(新) 의료기술’로 인정받았으며, 우 원장이 조만간 시도하면 아시아권 최초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엔 영남대병원과 팔이식 수술 관련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 원장은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려면 힘든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설정현 교수님(동국대 석좌교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면서 “정말, 의사인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을수록 그 보람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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