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두 당의 본말전도와 주객전도

  • 입력 2012-10-17   |  발행일 2012-10-17 제29면   |  수정 2012-10-17
대선길목 방향잃고 우왕좌왕, 이전투구·포퓰리즘 공약…
‘복지·무상’앞세워 현혹말고 국민에 꿈과 희망 줄 수 있는 잘 다듬은 국가목표 제시
‘글로벌 리더십’발휘해 주길
[특별기고] 두 당의 본말전도와 주객전도

불과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상하다. 모두 본연의 모습을 망각하거나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어느 쪽도 나라를 확실히 책임진다는 시대정신, 국가목표를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추석 전후 민심잡기 행보를 보면 과연 보수성향의 당이 맞는가 할 정도로 포퓰리즘적 공약 현수막이 널려 있었고, 다듬어지지 않은 ‘경제 민주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되어 진보당 같다.

그런가 하면 주요당직자와 대선 선대위 주요 임원들은 이전투구로 박근혜 후보를 힘들게 하고, 동료를 표적 삼아 보기 흉한 모습이다. 박 후보를 위한 당직자와 참모인지, 당직자와 참모를 위해 박 후보가 있어야 하는지 헷갈린다. 주객(主客)이 전도된 모양이다.

민주통합당도 비슷하다.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진보세력은 역동성과 순발력이 장점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면 일거에 뭉쳐 요원의 불길처럼 정국 판세를 뒤엎는다. 그런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과 이번 대선 판에서는 내부 부정부패 인사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를 내세운 이후 겨우 정비했지만, 대선 공약이 예전처럼 신선하고 강렬하지 못하다. 역시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민주통합당의 전통적인 호남세력과 수도권 진보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뭉쳐진 표는 망치로도 깨지지 않았는데 전통적 지지를 보낸 지역의 표심은 식어가는 듯하고, 오히려 지금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지지표가 단단한 것 같다. 게다가 민주통합당과 진보세력의 강력한 두 대선 주자가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경제 문화대국으로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나라다. 이런 나라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대선이 되어야 하고, 세계 최고 국가로 이끌 대통령의 비전이 제시되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

두 당 모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대선에 당당한 모습,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제시하는 모습, 대한민국이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 국가’가 되도록 해 주길 기대한다.

새누리당은 대선공약 중 상당부분을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답게 부국강병과 세계적인 강국 실현에 초점을 둬야 한다.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을 과감히 떨쳐내고, 대선 승리를 위해 중원(충청)과 호남의 상당세력을 껴안고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민주통합당은 진보세력의 대표답게 역동성과 순발력을 다시 가다듬어 지난 시절 DJ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모습이 얼마나 격정적이었는가? DJP연합과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극적인 감격을 잊었는가?

작금의 시대과제로 ‘경제 민주화’도 좋지만, 더 급한 과제가 있다. 우리는 수십 년간 독재와 싸워 ‘정치 민주화’를 이룩했고, 국운 융성기를 꽃피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상식과 정의, 기회균등과 공평이 부족하다. 즉 ‘사회 민주화’가 더 시급하다.

그런데 두 당 모두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진정한 염원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복지와 무상’이라는 두 단어로 현혹하지 말고,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아직 곳간이 깊지 못하고, 사회 곳곳에는 공정한 기회를 찾지 못하는 서민이 많다.

어느 당이든 기회는 똑같다. 새누리당이 심기일전하여 대내외적인 국가 상황을 재도약의 기회로 보고 보수세력 정당답게 국민단결과 ‘애국심’에 불을 댕겨 중도세력을 끌어안으면 대선에 승리할 것이다. 민주통합당 역시 전통적인 지지세력을 바탕으로 진보 특유의 역동성을 살려 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하면 다시 대선에 승리할 것이다.

이번 대선판은 안개 속 이전투구다. 3자 대결로 끝까지 갈 수도 있고, 문과 안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선 승리는 천심을 얻어야 한다. 그 천심이 곧 민심인데 누가 알리오.

홍성태 <前 한국JC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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