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씨(50)가 도주 6일 만인 22일 경남 밀양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22일 오후 4시7분쯤 밀양시 하남읍 삼우아파트에서 100m 떨어진 개인주택에 들어갔다가 여주인에게 들키자 곧바로 달아났다. 최씨를 발견한 여주인이 “도둑이야”라며 소리쳤고, 주변을 수색하던 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6명이 40여분간 추적한 끝에 아파트 옥상 보일러 안에 숨어 있던 최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최씨는 과도를 갖고 있었지만 약간의 몸부림만 쳤을 뿐 큰 저항없이 붙잡혔다. 최씨는 지갑 1개, 현금 6만원, 신용카드를 갖고 있었다. 세로 줄무늬가 있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최씨의 도주를 막기 위해 신발을 벗긴 뒤 대구 동부경찰서로 압송했다.
최씨 검거에는 시민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최씨는 지난 21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 사이 검거지점에서 12㎞가량 떨어진 밀양의 고추밭 농막에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까지 경찰은 청도 일대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최씨는 농막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과도 1자루 등을 훔친 뒤 농막 주인에게 “죄송합니다. 비강도자 최갑복”이라는 쪽지를 남겼다. 경찰은 농막 주인의 제보를 받고, 밀양지역을 집중 수색한 끝에 최씨를 검거했다.
동부경찰서로 압송된 최씨는 탈주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살아오면서 남을 해친 적이 없는데 경찰과 피해자가 내게 죄를 덮어씌웠다”며 “억울함을 풀기 위해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탈주 경위를 조사한 뒤 도주혐의 등을 추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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