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갈평리 644㎜ ‘물폭탄’…형산강 하류 주민 긴급대피

  • 마창성,송종욱,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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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9-18  |  수정 2012-09-18 07:58  |  발행일 2012-09-18 제3면
■ 경북지역 피해 현황
패널 구조물 날아가 차량 파손…420가구 정전으로 이중고통
산사태 주택 덮쳐 자매 2시간만에 구조…농경지는 곳곳 침수
포항 갈평리 644㎜ ‘물폭탄’…형산강 하류 주민 긴급대피
옥상에 설치돼 있던 패널 구조물이 무너져 주차장을 덮친 포항시 남구 해도동 아파트에서 복구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포항 갈평리 644㎜ ‘물폭탄’…형산강 하류 주민 긴급대피
강풍에 포항시 상대동 도로변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있다.
포항 갈평리 644㎜ ‘물폭탄’…형산강 하류 주민 긴급대피
밤새 내린 폭우에 포항시 대송면 송동리 제방이 유실되면서 침수된 인근 제대리 마을주민들이 물에 잠긴 논에서 쓰레기를 걷어내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포항 갈평리 644㎜ ‘물폭탄’…형산강 하류 주민 긴급대피
집중 호우로 형산강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17일 오후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경주 강동대교에서 본 형산강의 강물이 불어난 모습. 송종욱기자

16호 태풍 ‘산바’는 강풍과 평균 300㎜ 넘는 폭우를 동반하면서 특히 경북 동해안 지역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혔다. 포항과 경주지역에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고, 일부 소하천의 제방붕괴로 농경지가 물에 잠겨 농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또 포항과 경주를 가로지르는 형산강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인근 주민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포항지역에 평균 300㎜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산사태, 제방유실 등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남구 오천읍 갈평리 644㎜를 비롯해 시내지역 310㎜ 등 포항지역 평균 302㎜의 폭우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하고 일부 도로통행이 통제됐다.

이날 0시쯤 남구 장기면 모포리 마을 뒷산의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주택 1채가 반파돼 가족 4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고, 칠성천이 범람한 남구 대송면 송동리의 상가 4채도 침수돼 주민 15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이어 2시40분쯤에는 남구 대송면 못산지 수로가 폭우로 유실되면서 인근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칠성천이 범람한 대송면 송동리를 비롯한 이 지역 농경지 수ha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또 남구 오천읍 소하천이 범람하면서 둑 30여m가 붕괴, 승합차 1대가 물에 휩쓸렸으나 운전자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북구 환호해맞이공원∼환여삼거리간 1차선 도로, 영일만항∼대각IC간 국도대체우회도로에서는 토사유출로 차량 통행이 부분 통제됐다. 또 남구 섬안큰다리 도로, 냉천교, 형산강 둑옆 도로, 연일대교 도로 등이 침수로 전면 통제됐다. 포항철강공단내 진성산업 앞 삼거리를 비롯해 포스코∼현대제철구간 등 철강공단 도로 곳곳이 침수돼 차량통행에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산바’가 몰고온 폭우와 함께 강풍으로 남구 해도동 J타운 옥상에 있던 패널 구조물이 아파트 주차장으로 떨어지면서 차량 5대가 파손됐다. 북구 양학동 120가구를 비롯해 이날 오전 420가구가 정전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에는 형산강의 수위가 경계수위(2.5m)를 넘은 2.57m를 기록해 홍수주의보가 발령, 형산강 하류지역 주민에게 대피 주의가 내려지기도 했다. 시는 형산강이 경계수위 3m를 넘으면 홍수경보로 대치하고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킬 계획이었다. 형산강의 둑 높이는 6m다.

시는 이날 오전 11시 산사태 경보를 내렸다. 산사태 경보는 연속강우량 200㎜, 시간당 강우량 30㎜, 1일 강우량 150㎜가 넘을 때 발효된다. 이날 하루 포항∼울릉간 여객선과 포항공항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고, 항·포구에 어선 1천369척이 긴급 대피했으며, 유치원 113곳을 비롯해 지역내 221개교가 휴업했다.

시는 북구 흥해읍 100ha를 비롯해 대송 80ha 등 200여ha의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입었고, 낙과피해도 흥해읍과 신광·기북면 과수농가에서 100ha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으나,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경주지역에도 홍수 경보가 내려지고 산사태로 주택이 붕괴되는 등 태풍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태풍의 북상으로 지난 16일 0시부터 경주 토함산에는 454㎜의 비가 내렸고 산내면 339㎜, 감포읍 234㎜ 등의 강수량을 보였다.

17일 오전 10시쯤 경주시 안강읍 대동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 안에 있던 유모씨 자매가 토사에 묻혔다가 2시간만에 구조됐지만 언니가 다리에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토사가 덮치면서 샌드위치 패널 재질의 집이 붕괴됐고, 빈 축사가 일부 파손됐다.

경주시 내남면 화곡천이 범람해 주민 20명이 내남초등학교에 대피했고, 강동면 왕신리 산사태가 예고되자 예사랑보호센터 30명이 왕신 1리 등 인근 마을회관에 대피했다.

이번 태풍과 산사태로 지역의 도로교통이 통제됐다. 산내면 대현 3리 지방도 20m, 내남면 망성리 군도 30m, 양북면 장항리 삼거리 비탈면 20m, 추령터널 입구 절개지 20m 등이 각각 유실돼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또 집중호우로 하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농경지 침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형산강 상류의 강물이 유입되면서 강 주변인 안강읍, 강동면과 내남면 화곡천 제방붕괴로 용장·월산리 등 경주지역 농경지 750㏊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안강읍 칠평천과 형산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하류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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