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 입력 2012-09-15  |  수정 2012-09-15 08:30  |  발행일 2012-09-15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스카치테이프’ ‘버버리’처럼 특정 브랜드를 넘어서 하나의 스타일로 통칭되고 있는 어그 부츠는 양털부츠의 원조격인 ‘어그 오스트레일리아(UGG Australia)’의 브랜드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978년 미국의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탄생된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는 국내에서는 2004년 TV 드라마를 통해 첫선을 보이고 급성장을 이루며 양털부츠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흔히 겨울철 방한용 부츠로 인식되어 있는 어그 부츠의 탄생에는 의외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의 본사는 사계절이 따뜻한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에 위치하고 있는데, 근처 해변에서는 어그 부츠를 신은 서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가을 날씨에 웬 어그 부츠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최초의 어그 형태는 호주에서 서퍼 활동을 즐겼던 쉐인 스테드맨(Shane Stedman)에 의해 개발되었다. 그는 차가운 물속에서 장시간 발을 담그고 나온 서퍼들의 발을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이 부츠를 개발하게 되었다. 어그 부츠에 쓰이는 양가죽과 양털이 함께 붙어있는 쉽스킨(Sheepskin)은 추울 때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서 더울 때는 더욱 시원하게 해준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가벼운 옷차림에 어그 부츠를 신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 있기도 하다.

최초의 어그를 개발한 쉐인 스테드맨은 불과 1만달러와 매년 3켤레의 어그 신상품을 받는 조건으로 어그부츠에 대한 모든 법적 권한을 넘겼다고 한다. 1995년 미국의 데커스 아웃도어사에서 어그 상표권을 취득하게 되고 이후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는 ‘어그부츠는 투박한 겨울 부츠’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10년에는 구두 브랜드 지미추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템을 선보였다. 세련된 디자인의 지미추와 편안하고 따뜻한 어그의 협업에 많은 사람이 호기심을 가졌고, 그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100%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럭셔리 아이템으로 ‘어그 컬렉션’을 선보여 일반 제품에 3배가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

지난해부터는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를 메인 광고 모델로 내세워 남성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남성들의 편안한 쇼핑 공간 마련을 위해 여성매장과 남성매장의 입구를 분리하며 전 세계 매장을 남성 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미는데 집중하였다. 또한 매장 쇼윈도에 브래디 선수를 비롯한 다수의 남성 사진을 배치하는 등 향후 2년 내 전체 매출액의 20%를 남성 제품으로 끌어올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하고 있는 키즈라인도 어그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양털부츠와 슬리퍼 위주였던 키즈 제품을 부츠와 스니커즈 등으로 확대하며 러그, 베개, 애완동물용품 등의 홈패션 라인도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그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인수한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F/W 시즌에만 백화점에 입점하는 기존의 유통방식을 개선하여 사계절 내내 백화점 매장에서 어그 슈즈를 만나볼 수 있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고급 라인인 어그 컬렉션을 비롯한 트렌디한 패션 슈즈,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 더욱 다채로운 아이템들을 통해 기존 어그 마니아들의 관심을 사로잡게 될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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