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 오르는 당뇨환자, 꼼꼼한 준비는 필수조건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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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8-28  |  수정 2012-08-28 07:24  |  발행일 2012-08-28 제18면
기내 당뇨식 여부 확인
인슐린 용량 미리 상담
생고기·우유 등 피해야
틈틈이 스트레칭 좋아
여행길 오르는 당뇨환자, 꼼꼼한 준비는 필수조건

태풍에 이어 또한번의 무더위가 찾아 올 것으로 예고됐다. 여전히 낮 기온이 30℃를 오르내리는 요즘, 당뇨병 환자는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한다. ‘너무 더워 잘 먹지 못하고 과일만 계속 먹는데 혈당이 많이 올랐다’ ‘더위 탓에 운동을 금했더니 혈당에 문제가 생겼다’며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다. 또 새벽잠을 못 이루면서 식은땀은 물론 저혈당을 경험했다는 환자도 적잖다.

여름철 더위는 당뇨병 환자에겐 만만찮은 적이다. 아무래도 시원하고 단 과일을 많이 먹게 되는 여름. 당뇨에 적신호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이 쉽게 깨지는 순간이 있다. 여름철 휴가 때나 가까운 곳을 여행할 때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거나 가족 중에 당뇨환자가 있다면 건강 계획도 함께 세우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요약하면 식사조절, 운동, 발관리, 자가혈당 측정, 저혈당 관리 등이다.

◆당뇨병환자 준비물 점검

먼저 여행계획을 세울 땐 준비물 점검을 해야 한다. 외국에 여행갈 때는 그 지역 풍토병에 대한 예방주사나 약을 복용하는 것이 필수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당뇨환자는 시차가 많이 나는 곳으로 갈 땐 준비해야 할 인슐린 용량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비행기로 여행할 경우 출발 전에 당뇨식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부적인 준비물도 여러가지다. 복용 중인 약물, 인슐린, 자가혈당측정기, 당뇨병 인식표와 진찰기록, 당뇨관리 수첩, 응급약품, 저혈당에 대비한 간식, 편한 신발, 면이나 모직으로 된 양말도 넉넉하게 준비해야 한다. 또 발관리를 위한 로션과 상처에 대비한 1회용 밴드도 지참해야 한다.

여행 중에는 과식과 과음을 피해야 한다. 비행기 탑승 시에는 승무원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식사시간과 식단에 대해 문의한다. 중·남부 아메리카, 아프리카 혹은 중앙아시아로 여행할 때는 날고기나 생선, 유제품을 피하며 되도록 가공된 물이나 저칼로리 음료수를 마시도록 한다. 병원에선 환자에게 생과일 위주로 먹되 적은 양을 조각 내 먹도록 권하고 있다. 주의해야 할 음식으로는 생고기, 생선회,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냉수, 얼음,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과일이 있다. 권장하는 음식으로는 끓인 물이나 차, 미음이나 국물 종류, 당질섭취를 위한 단맛이 있는 음료나 먹거리가 있다.

◆짬짬이 스트레칭해야

여행 갔다고 운동을 빼먹으면 안된다. 장시간 운전하거나 버스를 타고 여행을 갈 때는 휴게소에 설 때마다 스트레칭과 다리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운전하기 전 혈당을 측정해 80㎎/㎗ 미만이면 운전하기 전에 15g 정도의 당질을 섭취하고, 15분 후 다시 혈당을 측정한다.

운전 중 경미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15g 정도의 당질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항상 차에는 주스, 크래커, 사탕과 같은 당질식품을 갖고 다닌다. 술은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음주 후에는 절대 운전하지 않도록 한다.

발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여름철 해변에서 뜨거운 모래 위를 맨발로 걷지 말고 반드시 슬리퍼를 신어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한다.

◆장거리여행 전 상담해야

시차가 5시간 이상 벌어진 곳을 여행할 땐 기본적으로 전문의와 상담을 하면 안전하다. 적어도 2주전 방문해 인슐린 용량과 관련해 설명을 듣고 떠나야 한다. 하루 1회 주사하는 경우, 아침 주사 후 18시간 뒤에 혈당을 측정해 혈당이 240㎎ 이상으로 높으면 하루 주사량의 1/3을 주사한다. 이후 간식이나 식사를 보충하고 다음날부터는 현지 시간에 맞춰 주사하는 것이 편리하다. 하루 2회 주사하는 경우도 동일하다.

또 해외여행의 경우 서울 기준 동쪽 방향으로 떠나면 아침이 몇 시간 빨리 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 그 시간만큼에 해당되는 양의 인슐린을 줄여야 한다. 반대로 서쪽으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평소 용량의 인슐린을 맞고 혈당을 검사해 혈당이 높은 경우는 추가로 인슐린을 주사하거나 늦어지는 시간만큼의 인슐린을 추가하면 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이것은 당뇨병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같이 날씨에 지치고, 여행이 잦은 계절에 더위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의사의 지시에 따른 복약 관리, 꾸준한 식이요법, 체중 조절, 금연이 필수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조호찬 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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