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하>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 입력 2012-07-27   |  발행일 2012-07-27 제39면   |  수정 2012-07-27
놈의 본거지、 이끼 낀 돌에 다른 녀석을 침투시켜라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씨은어를 놀릴 때는 낚싯대를 45도 정도 들어 먹자리 쪽으로 유도해 준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먹자리. 물 속 바닥 돌에 굵고 가는 줄이 그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은어의 이빨자국이다. 이 먹자리를 보고 부근의 은어 씨알과 개체수를 알 수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끌통에 담긴 씨은어를 코걸이하기 위해 뜰채에 담고 있다.

은어낚시는 그 시기와 방법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은어가 바다에서 올라오는 봄시즌에 털바늘로 낚는 방법이 있고, 곤쟁이 미끼로 하는 낚시가 있다. 그리고 여름시즌 은어의 성어를 놀림낚시로 낚는 방법이 있다.

이 중에서 놀림낚시, 즉 씨은어로 먹자리은어의 공격성을 유도해 낚아내는 낚시는 전문적인 테크닉이 필요하다.

장비와 채비가 다 준비됐으면 이제 낚시터로 나가보자. 은어놀림낚시를 하려면 우선 씨은어를 확보해야 한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씨은어 코걸이를 하거나 낚은 은어를 갈무리할 때의 자세. 낚싯대를 어깨에 걸치고 그 자리에 앉아 신속하게 처리한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코걸이를 한 후 꼬리 쪽을 들어 역침을 꽂는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씨은어 살림통에서 씨은어를 꺼내고 있다. 살림통은 씨은어나 낚아낸 은어를 보관하는 용도.
◆씨은어

자연산 은어를 잡아 씨은어로 쓰면 가장 좋다. 전문꾼들은 은어낚시용 루어로 씨은어를 낚거나, 털바늘로 훌치기를 하기도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양식산 은어를 씨은어로 확보한다. 은어낚시터 주변에는 은어식당이 많다. 여기서 양식산 씨은어를 살 수 있다. 3마리 1만원 선.

◆포인트

씨은어를 확보했다면 살림통에 담아 낚시터까지 간다. 물에 들어가서 살림통 안에 있는 씨은어를 끌통에 넣고, 천천히 물속을 살펴보자. 은어가 돌이끼를 갉아 먹으면 돌에는 특유의 자국이 생긴다. 돌 표면에 길쭉한 선이 굵고 가늘게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먹자리’다. 전문꾼들은 이 먹자리의 모양과 크기 수량을 보고 그 구역의 은어 개체수와 씨알 등을 파악한다. 아무튼 이런 먹자리가 있는 곳이 씨은어를 투입할 자리라는 것만 알아두자.

◆코걸이

먹자리은어의 영역에 씨은어를 투입하려면 씨은어 코걸이를 해야 한다. 이 과정을 얼마나 빠르게 할 수 있느냐가 씨은어의 활동성을 보장한다. 처음에는 한손으로 씨은어를, 다른 한손으로는 작은 코걸이 바늘을 잡고 씨은어의 코를 거는 게 쉽지 않다. 자칫하면 손에 있던 씨은어가 몸부림 한 번에 달아나 버리기도 한다. 처음이라면 뜰채 안에서 씨은어 코걸이를 시도하는 게 좋다.

◆역침 꽂기

코걸이를 한 씨은어를 물에 풀어놓고 자연스럽게 꼬리 쪽을 들어 배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역침을 꽂는다. 이때 코걸이 링과 역침 사이의 간격을 조절한다. 역침에 달린 목줄핀에 연결하는 꼬리바늘(목줄)의 길이는 손가락 네 마디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길면 꼬리바늘에 씨은어의 몸통이 걸리거나 바닥 돌 등에 걸리기 쉽다.

◆씨은어 놀리기

코걸이와 역침꽂기가 끝난 씨은어를 물속에 풀어 놀려보자. 씨은어는 자연스럽게 헤엄치면서 돌이끼를 찾아갈 것이다. 만약 점찍어둔 먹자리은어 포인트가 있다면 그 반대쪽으로 낚싯대를 45도 이상 기울여준다. 코걸이된 씨은어는 낚싯줄이 당기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먹자리은어의 영역 안으로 씨은어를 자유자재로 보내기란 쉽지 않다. 일단 처음에는 씨은어가 가는 대로 낚싯줄의 여유를 줘보자. 실제로 이 방법은 ‘유영낚시’라 해서 씨은어가 움직이는 대로 낚싯대를 놀려주는 은어놀림낚시의 한 기법이다. 이운 한국다이와 필드테스터는 ‘관리 유영낚시’라 부르는데, 씨은어의 행동반경을 크게 해서 넓은 지역을 탐색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줄을 당기지 않으면서 긴장도를 유지해 주는 것.

먹자리은어의 영역을 확실히 파악했다면 직접 그곳을 공략하는 방법도 있다. 여울의 상류에서 씨은어를 한손으로 잡아 수면 위로 날려 포인트로 바로 보내는 기법이다. 지난 6월22일부터 24일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의 은어낚시 명인 세타 타다시가 선보인 기법인데, 초보꾼들은 따라 하기가 어렵다. 중요한 것은 씨은어가 수중에 떠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먹자리은어는 떠있는 은어는 공격하지 않는다. 바닥에 붙어 유영하는 은어를 공격한다. 떠있는 놈은 그저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바캉스특집 은어낚시 중독성 강한 ‘놀림낚싯법’
은어놀림낚시를 위한 복장과 장비.

◆낚아내기와 처리

씨은어의 꼬리바늘에 먹자리은어가 걸리면 그 힘이 만만치 않다. 공중사에 달린 눈표가 심하게 흔들리고 한쪽으로 차고 나가는 모습이 보이면 먹자리은어가 씨은어를 공격하거나 걸려든 것이다. 이때는 침착하게 낚싯대를 세우고 은어를 수면 위로 띄운다. 멀리 씨은어의 대가리가 보이면 좀 더 낚싯대를 세워 먹자리은어까지 띄워낸 후 천천히 자신이 서 있는 몸 앞으로 끌어와서 뜰채에 담는다.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다. 너무 높이 띄우면 은어가 낚시꾼 뒤로 날아가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

전문꾼들은 먹자리은어가 걸리면 바로 허리춤에서 뜰채를 뽑아들고 날려받기 자세를 취한 후, 자연스럽게 가슴이나 허리 위치에 은어를 날려 받아낸다. 이 과정을 ‘날려받기’라고 한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낚아낸 은어는 일단 뜰채에 담아두고 씨은어는 끌통에 넣는다. 낚아낸 먹자리은어를 씨은어로 쓰는 거다. 씨은어는 기력이 팔팔한 놈일수록 좋으므로 가급적 낚아낸 놈을 바로 씨은어로 활용하는 게 좋다.

 


월간낚시21 기자 <블로그 penandpower.blog.me>

■ 은어의 生

◇…은어는 하천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몸집을 키운 후 다시 하천으로 돌아오는 민물고기다. 보통 9~10월 하천의 여울바닥에서 알을 깬 치어는 그 크기가 1㎝ 안팎. 이 치어는 바다에서 월동한 후 이듬해 3~4월 강 하구에 집결한다.

댐 등에 막혀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호수의 깊은 수심에서 겨울을 보낸 후 하천으로 올라오는 은어도 있다. 이런 은어를 ‘육봉은어’라고 한다.

자신의 영역(먹자리)에서 이끼를 먹고 자란 은어는 8월 이후 9월 경 산란을 하고 대부분 생을 마감한다. 간혹 산란하고도 살아남는 것이 있고, 드물게는 산란하지 않고 살아남는 것도 있다. 이런 은어는 상당히 씨알이 굵어서 30㎝ 이상 짜리도 많다. 전문 은어낚시꾼들은 산란 후 살아있는 은어를 ‘대사리’, 산란을 하지 않은 채 살아있는 은어를 ‘묵사리’라 부른다. 은어낚시꾼들이 씨알승부를 보는 때도 이 시기 전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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