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스마트폰 중독 우뇌 활동에 악영향

  • 노진실,이연정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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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18  |  수정 2012-07-18 11:00  |  발행일 2012-07-18 제6면
우는 아이 달래려고 요것 쥐어줬다간…
상상력·창의성 저해
유아 스마트폰 중독 우뇌 활동에 악영향

김모씨(35·대구시 수성구 신매동)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산만한 다섯살짜리 아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하철과 식당, 대형마트 등 가는 곳마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뛰어다니는 바람에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이를 얌전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하던 김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유아용 앱을 다운받아 아이의 손에 쥐어줬다. 효과는 탁월했다. 가만히 앉아 스마트폰 액정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덕분에 김씨는 편하게 일을 볼 수 있었다.

최근 젊은 부모 사이엔 아이의 투정을 달래는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하면서 ‘유아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유아는 정상적인 아이보다 우측 전두엽 활동이 떨어지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주의력결핍장애 등을 겪는 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유해 전자파가 아이에게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스마트폰에 일찍부터 의존하게 되면 자칫 아이의 사회성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보다 쉬운 육아를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다.

아이를 달래는 데 스마트폰의 효과가 크다는 소문이 퍼지자, 아예 유모차용 스마트폰 거치대를 구입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거치대가 판매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유모차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하고 외출하는 부모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연령대별로 나온 앱이 ‘유아 스마트폰 중독’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부모는 아이의 나이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영유아 부모 중 89%가 아동용 앱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유아용 앱을 통해 영상물을 보거나 손가락으로 간단한 조작을 하는 것으로 인터넷 중독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정철호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정신과)는 “아이가 너무 일찍부터 기계에 집착하거나 몰두하면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이만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저해시키고 뇌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이연정 인턴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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