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서문시장 2지구 ‘6년만의 귀환’

  • 이은경,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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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11  |  수정 2012-07-11 08:32  |  발행일 2012-07-11 제15면
재건축 상가 곧 준공
1400여 점포 들어선
현대식 시설로 탈바꿈
전국구 원단상가 재도약
상인들은 기대반 우려반
5년새 2배 이상 뛴 임대료
영세 세입자 발목 잡아
화재 서문시장 2지구 ‘6년만의 귀환’
2009년 10월 재건축을 시작한 서문시장 2지구 상가가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공사로 분주하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2005년 12월29일. 누전으로 인한 불씨가 서문시장 2지구 상가를 덮쳤다. 상인들은 일자리를 뺏겼고 꿈과 희망을 잃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며 눈물을 머금고 대구시 서구 비산동 옛 롯데마트 건물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이 2006년 5월25일. 꼬박 6년을 힘들게 버텨온 500여명의 상인들이 서문시장 2지구로의 ‘귀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9년 10월 재건축을 시작한 서문시장 2지구 상가가 이달 말 준공 예정이기 때문이다.

◆8월 말 2지구 입주 시작

10일 오전. 서문시장 2지구 재건축 현장은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건물 외벽에 둘러있던 가림막을 떼어내고 세련된 외관을 드러낸 서문시장 2지구 신축 건물에서는 전기공사 등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서문시장 2지구 시장정비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서문시장 2지구는 이달 말 준공 예정이다. 늦어도 8월 초 준공 허가를 얻어 이르면 8월 말부터 업체의 입주가 시작될 계획이다. 조여일 서문시장 2지구 시장정비사업조합장은 “9월 초 쯤이면 점포의 절반 정도는 입주를 마칠 것이며 고객들의 쇼핑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면적 2만9천900여㎡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의 상가 건물에는 모두 1천485개 점포가 들어서게 된다. 들어간 사업비만 400억여원에 이른다. 새 상가는 200여대의 주차공간을 갖춘 현대식 판매시설로 문을 연다. 젊은층의 기호에 맞춰 다양한 원단재료를 활용한 커튼과 장식품, 인테리어 제품 등의 도소매업체들이 입주하게 될 전망이다.

김태만 서문시장 2지구 상가운영회장은 “상상하지 못한 화재 피해로 많은 2지구 상인이 절망에 빠졌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화마의 상처를 딛고 국내 최대의 원단 전문시장의 옛 영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지구 입주를 앞둔 서문시장의 기대도 크다.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은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뿔뿔이 흩어졌던 1천여명의 상인이 다시 모여들면 시장도 활성화되고 대형마트로 향하는 고객의 발길을 전통시장으로 돌리는 데도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치솟은 임대료가 발목 잡아

손꼽아 기다려온 날이 코앞에 닥쳤지만 상인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훌쩍 뛰어버린 임대료 때문이다. 6년 동안 다른 곳에서 나름대로 정착해 왔는데 또다시 짐을 싸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옛 롯데마트의 임대료(6.6㎡ 기준)는 연간 120만~180만원 수준. 새로 입주하는 2지구 임대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까지 치솟았다. 5년 전만해도 연간 임대료는 250만~350만원 수준이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임대료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500여명의 롯데마트 입주자들 중 절반이 넘는 임대 세입자들은 그래서 선뜻 짐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힘들게 6년 동안 이곳에서 자리를 잡았는데 또다시 비싼 임대료를 물어가며 가게를 옮기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는 게 이들의 푸념이다.

원단 도소매업을 하는 윤모씨는 “조합원들과 달리 영세 세입자들은 임대료 부담에 고민이 적지 않다”면서 “입주 초기에 비해 내점 고객이 크게 늘었고 인근 상권도 많이 활성화되었는데 또다시 매장을 옮겨야 하니 기대와 함께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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