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근무하는 직원들 “도대체 어디서 먹고 자나요”

  • 유선태,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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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09  |  수정 2012-07-09 08:52  |  발행일 2012-07-09 제3면
대구·경북 혁신도시를 가다 <상> 불안한 출발
대구 혁신도시 인근, 전세 구하기도 별따기
교통·숙박시설 미비땐 방문자도 불편 예고
대구 공공분양주택, 내년 10월 돼야 준공
기본적인 생활시설도 제대로 안갖춰 눈살

대구의 신서혁신도시, 김천 혁신도시가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대구의 경우 오는 10월 중앙신체검사소가 이전하고, 내년부턴 혁신도시 운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혁신도시는 수도권에 몰려 있는 각종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비수도권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전국에 모두 10곳이 건설 중이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선 혁신도시를 지역 발전의 성장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예산부족과 이전 기관의 비협조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늦어진 데다, 편의시설 부족 등의 문제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경북 혁신도시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대구 올 연말 완공 목표

대구 혁신도시에는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해 공공기관 11곳이 이전해 오며,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도 함께 조성된다.

대구 혁신도시 조성공사는 3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약 421만㎡의 부지에 건설되는 대구 혁신도시의 사업비만 1조4천501억원이 들어간다. 이전 공공기관이 들어서는 부지인 1공구(58만5천㎡)의 공사 진행이 가장 빨라 6월말 현재 9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2공구(196만2천㎡)가 79.8%, 3공구(169만9천㎡)가 83.5%로, 전체 공정률은 84.3%를 보이고 있다. 1공구는 오는 9월말 준공하며, 2·3공구는 12월말 준공할 예정이다.

달성산업단지로 이전하는 중앙119구조단을 제외한 11개의 이전 공공기관 중 현재 중앙신체검사소, 한국감정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가스공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신용보증기금 등 6개 기관이 공사를 시작했으며,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올해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연수원, 한국장학재단,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내년에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혁신도시에는 향후 ‘메디시티 대구’의 구심체가 될 첨단의료복합단지가 함께 조성된다. 103만㎡의 부지 위에 4조6천억원이 들어가는 글로벌 의료산업의 R&D 허브로, 대구경북의 신성장동력이 될 대형 국책사업이다.

정부시설인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와 지자체시설인 커뮤니케이션센터가 들어선다. 정부시설은 내년 11월에, 커뮤니케이션센터는 내년 4월에 준공한다. 한국뇌연구원도 오는 10월에 착공한다. 의료 관련 국책 연구소와 민간 연구소, 의약 관련 제조시설들이 첨복단지와 혁신도시 내의 의료R&D지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12월부터 근무하는 직원들 “도대체 어디서 먹고 자나요”

◆김천은 공정률 94%

2007년 기반공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 완공 목표로 하고 있는 김천혁신도시는 지난 6월말 현재 9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379만5천㎡에 조성되는 김천혁신도시에는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한국건설관리공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국립종자원 △한국전력기술<주> △조달청품질관리단 △우정사업조달사업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기상청 기상통신소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등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해 온다. 한국건설관리공사를 제외한 11곳이 신청사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김천시는 혁신도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동김천IC, 국도대체우회도로(2.16㎞), 월곡교차로 진입로 확장(0.75㎞), 용시교차로 진입로 확장(0.14㎞)을 올해 안에 마무리짓는다. 혁신도시~김천·구미 산업단지간 자동차전용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김천시는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택 조성을 위해 지난해 LH가 공공분양 660가구를 짓기 시작했고 올해 2천977가구를 민간업체에서 발주하기로 했다. 현재 단독주택 474가구(분양률 89.3%), 공동주택 7천594가구(분양률 66.7%)의 용지가 분양됐다. 이밖에 근린생활시설용지 68필지(100%), 상업·복합용지 2필지(10.5%)가 분양됐다.

초등학교 3개교, 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2개교가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김천혁신도시에 개교할 예정이다. 2013년 남면초등, 2014년 용전중과 남면고, 2015년 운남초등, 2016 운남중과 운남고, 2017년 용전초등 순으로 개교된다. 이와 함께 혁신도시 내 청소년의 과학교육 장소로 녹색미래과학관이 건립된다.

◆입주기관 불안감 여전

대구의 혁신도시에는 오는 10월 이전하는 중앙신체검사소를 필두로 모두 11개 공공기관이 들어온다. 중앙신체검사소는 10월에 청사를 이전한 뒤, 시험 운영을 거쳐 내년 초부턴 대구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본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지방병무청도 내년부터는 혁신도시 신청사에서 업무를 보게 된다.

하지만 가장 먼저 대구혁신도시에 둥지를 틀게 될 중앙신체검사소의 출발은 불안하기만 하다. 당장 12월부터 중앙신체검사소 직원 48명이 혁신도시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하지만, 직원들은 혁신도시로의 이주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5월 분양을 한 공공분양주택 350가구도 내년 10월쯤 준공을 하는 데다, 기본적인 생활여건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신체검사소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주거지 마련에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혁신도시 인근에서 20평형대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도 거의 없다”며 “여러번 혁신도시에 다녀왔지만 식당도 몇개 없어 당장에 어디서 직원들 식사를 해결할 지도 걱정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이전을 하지만 식당도 병원도 학교도 없는 텅빈 혁신도시에서 생활할 생각을 하니 서글픈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앙신체검사소가 혁신도시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연간 1만3천여명에 이르는 군입대 예비 장병이 정밀신체검사를 위해 이곳을 찾게 된다. 혁신도시가 과연 이들을 수용할 만한 인프라를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수도권지역에서 중앙신체검사소를 찾는 이들이 연간 6천~7천명이라는 점에서 교통여건과 숙박시설 완비는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다.

대구시는 향후 지하철 1호선과 혁신도시간 연계 버스를 운영하는 등의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타 지역에서 오는 방문자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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