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 막판 대이변 조짐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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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10   |  발행일 2012-04-10 제2면   |  수정 2012-04-10
인물론으로 표심 흔들…김부겸 돌풍 심상찮아
따뜻한 시선 보내며 관심, ‘脫 지역주의’변화 시사
與, 김 후보 추격에 비상
새누리당 지지층 결집, ‘넉넉한 승리’자신감도
‘숨어있는 표심’은 누구? 신정치 1번지 흥미 더해
20120410

대구 수성갑이 선거 막판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이변’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경북고 출신인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의 기세가 심상찮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성갑 유권자들의 표심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새누리당의 초강세 지역이지만, 김 후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지지여부를 떠나 따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물론’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유세 도중 김 후보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것은 물론, 사인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투표권이 없는 초등학생까지 사인 요청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유권자에게 받은 ‘선물’도 많다. 과일이나 건강음료를 제공하며 격려한다는 게 김 후보측의 설명이다. 김 후보는 “정말 눈물이 난다. 이렇게 환대해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후보자가 유권자에게서 금품(?)을 받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

김 후보의 돌풍은 수성갑 유권자들의 인식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한다. 인물론과 함께 ‘탈(脫) 지역주의’ 논리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광주의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사지(死地)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자칫 대구가 ‘정치적 섬’으로 변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수성갑 표심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의 탈 지역주의 바람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의 원래 지역구인 군포의 시민들도 수성갑 표심을 자극했다. 군포 시민들은 지난 5일 수성구를 찾아 김 후보의 지원 활동을 벌였다. ‘군포에서 드린 김부겸, 수성에서 잘 써주세요’가 군포 시민들의 메시지였다.

김 후보는 마지막까지 인물론과 경쟁론으로 승부하고 있다. 9일 유권자들에게 ‘사람은 훨씬 나은 것 같은데, 김부겸이 인물은 인물인데 당은 영 맘에 안든다는 분이 많습니다. 당이 마음에 안 드시면 정당투표는 지지하는 정당을 찍으시고, 대구의 변화와 수성구를 위해 후보는 김부겸을 선택해 주십시오. 정치에도 경쟁이 있어야 대구가 발전합니다’라는 특별 호소문을 보냈다.

새누리당도 비상이다. 김 후보의 추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종료되는 10일까지 수성갑에 집중 지원하는 계획도 세웠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지원 유세를 수성갑에서 시작해 수성갑에서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대구시당의 시각이다.

이 후보와 김 후보의 판세 분석도 사뭇 다르다. 이 후보측은 결국 새누리당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며 넉넉한 승리를 예상했다. 이 후보측은 “밤을 새워가며 전투를 치르고 있다. 30%포인트 이상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측은 대구 정치의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김 후보측은 “현재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뚜껑을 열어보면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의 판이한 전망은 수성구 일대에 내걸린 현수막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동시에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수성구 일대에 걸린 새누리당의 현수막은 이 후보가 아니라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이름이 적혀 있다. ‘박근혜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박근혜 정서’가 더욱 부각된다는 게 이 후보측의 설명이다.

김 후보측은 변화를 열망하는 분위기가 강할수록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본다. ‘숨어있는 표심’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이 투표참여 촉구 경쟁의 내막인 셈이다.

대구의 신정치 1번지인 수성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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