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살바토레 페라가모

  • 입력 2012-04-07  |  수정 2012-04-07 07:37  |  발행일 2012-04-07 제14면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살바토레 페라가모

영화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은 페라가모를 유독 사랑한 배우였다. 페라가모 구두의 편안함과 세련된 디자인을 칭송하며 “내 생애 이 구두 외에는 신지 않겠다”고 늘 얘기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스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랑받아 온 페라가모의 비결은 창업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의 인생철학에 담겨 있다.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는 창업자의 신념은 명품의 핵심가치인 장인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체 해부학까지 공부하며 편안하고 견고하면서 아름다운 구두를 만들려고 애쓴 그는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구두의 미켈란젤로라는 명성을 얻었다. ‘구두 속에서 발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특수기술이 페라가모에게 20세기 구두의 역사를 쓰게 만들었다고 한다.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살바토레 페라가모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본사는 이탈리아의 낭만적인 도시 피렌체에 위치하고 있다. ‘스피니 페로니성’에 본사와 부티크 그리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박물관에는 1920년부터 만들어진 1만여족의 구두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페라가모의 역사와 구두제조와 관련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85년 역사 속에는 구두와 기타 패션 아이템들의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에 한결같은 노력이 담겨있다.

1920년대 후반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이미 할리우드 스타와 세계 유명 인사들을 위해 구두를 만들고 있었다. 페라가모의 독창성은 여성의 발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이면서도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데에 있다. 수많은 연구 끝에 발과 신발의 비밀을 밝혀낸 그는 발바닥의 아치형을 지탱할 수 있도록 구두에 강한 철심을 박고 힘을 분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자 페라가모의 구두는 놀랍도록 편해지게 된다.

페라가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리본 모양의 ‘바라(Vara)’ 장식이 달린 구두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히트 아이템이다. 송아지 가죽, 광택이 나는 가죽, 악어가죽 프린트와 도마뱀 가죽 프린트 등 4가지의 소재로 제작되며 매 시즌 새로운 컬러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어 색상별로 수집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편안한 착용감과 어느 의상에나 쉽게 매치된다는 점 때문에 20대 직장 여성에서부터 40~50대 여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페라가모의 남성구두, 제랄드(Gerald)는 트라메자라는 독특한 공법을 이용하여 구두 밑창을 제작하는데 안창과 바깥 밑창 사이의 공간에는 방수성 가죽을 채운다. 이 가죽은 비오는 날에 발이 젖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신발을 신고 있는 동안 발을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최근에는 제랄드와 같은 클래식한 디자인은 물론 페라가모 특유의 장식이 달린 남성 구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가 품목별 라이선스를 가지고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것과 달리 페라가모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가족 경영 체제를 고수하며 판매망 확충보다는 고유의 품질과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유지하려고 한다. 구두의 디자인은 누구나 모방할 수 있지만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다는 지론 때문이다.

현재 페라가모는 몇몇 소수의 부티크를 운영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주요 소품 및 자재에 이르기까지 각 매장을 동일한 인테리어로 꾸며 고급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우아하고 품위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켜나가고 있다. <프리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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