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구시 수성구 한 고교 2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이 안경을 끼고 있다. 대구시·경북도교육청 조사결과 대구·경북지역 초·중·고교생 절반 이상이 안경을 착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안경을 착용하는 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절반을 넘어섰다. 학생 2명 중 1명꼴로 시력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TV 등 근거리에서 장시간 모니터를 보는 것이 아이의 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이 지난해 45개 초등(1·4학년)·중(1)·고교(1) 학생 3천600여명을 대상으로 ‘2011학년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중·고 통틀어 시력 이상(어느 한쪽이라도 맨눈 시력이 0.7 이하이거나 안경을 쓰는 경우) 학생 비율이 56.84%로 집계됐다.
이는 2009학년도 45.69%, 2010학년도 47.23%에 이어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이다.
대구도 41개 학교 3천500여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시력 이상 학생 비율이 2009학년도 49.07%에서 2011학년도엔 60.05%로 2년 새 10.98%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갓 취학한 초등 1학년 학생의 시력 이상 비율이 대구는 26.32%, 경북은 22.11%로 20%대에 진입해 취학 전 아동의 시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는 초등학교, 경북은 중·고교에서 시력 이상 학생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대구 초등 4학년 학생의 시력 이상 증가율은 14.97%로 조사 대상 학년 중 가장 높았다. 경북은 고교생 14.38%, 중학생 11.54%로 중·고교생이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의들은 시력 이상 학생이 늘어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근거리 작업량 증가를 꼽았다. 40㎝ 내외의 거리에 있는 사물에 시각을 집중하면서 근시의 진행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 TV 시청, 컴퓨터 작업, 독서 등이 대표적인 근거리 작업이다.
이세엽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는 “안구가 커지면서 시력이 한창 발달하는 시기인 만 7~9세 아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해 눈의 사용에 따라 시력이 큰 영향을 받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교수는 “TV 모니터를 5시간 이상 시청하면 근시가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며 “청소년 시력 이상 증세를 예방하기 위해선 근거리 작업 1시간마다 10분 정도는 휴식을 취하고, 실내조명은 가급적 밝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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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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