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3번, 최형우 4번”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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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2-08   |  발행일 2011-12-08 제26면   |  수정 2011-12-08
“우투수땐 채태인·박석민 좌투수땐 박석민 뒤 받쳐 스프링캠프서 본격 실험”
승부사 류중일 감독 ‘2연패 타선’ 밑그림
“이승엽 3번, 최형우 4번”

“3번 쳐야지.”

지난 5일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이 파란색 친정 유니폼을 다시 입던날, 류중일 프로야구 삼성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뜸 그렇게 말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의 타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미리 준비라도 한 듯 현재까지의 구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핵심은 “(이)승엽이에게 3번, (최)형우에게 4번을 맡길 것”으로 요약된다.

류 감독의 내년 시즌 타선 구상은 사실상 이승엽의 복귀설이 나돌 무렵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마운드의 높이에 비해 2%가 모자란 ‘방망이’는 수차례 아쉬움이었고, 롱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하며 검증을 받은 ‘라이언 킹’의 복귀를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류 감독은 “현재로는 오른손투수가 나오면 박한이-이승엽-최형우-채태인-박석민으로 배치하고 왼손투수가 나오면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중심타선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문제는 이게 좋을지, 저게 나을지 아직 판단이 서지는 않는다”며 행복한 ‘고민’의 단면을 보여줬다.

하지만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는 사실상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경험에다 정교함과 파워를 갖췄고 컨텍능력도 뛰어난 이승엽이 3번을 맡는게 본인이나 팀을 위해 가장 적합할 것 같다”면서 “올시즌 내내 4번타자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 준 최형우는 전성기를 향해 발전하고 있는데다 존재감도 크기 때문에 붙박이로 기용할 예정”이라고 들려줬다.

이승엽 역시 3번이 익숙하다. 데뷔 이후 일본 진출때까지 거의 삼성의 3번을 쳤다. ‘한 방’이 있는 거포들이 4번으로 배치되면 투수들은 적극적으로 승부를 해야하고 그만큼 타점을 쓸어담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승엽도 입단 기자회견에서 “타순은 감독의 권한이어서 선수가 뭐라 말 할 수는 없지만 3번을 맡긴다면 잘 하고 싶고, 떠나기 전에도 3번을 쳤기 때문에 가장 편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엽의 가세로 올시즌보다 타선 짜임새나 파괴력이 강력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류 감독은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그리고 하위타선의 그림을 수도 없이 그려보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는 “스프링캠프가 끝나봐야 구체적인 엔트리가 짜여질 것 같다”면서 “이승엽이 홈런을 비롯, 안타와 타점을 얼마나 수확할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성실한 자세로 후배들과 땀흘리며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타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장준영기자 changc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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