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통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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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0-27  |  수정 2011-10-27 08:52  |  발행일 2011-10-27 제30면
암 진행과 무관…충분히 투약 통증 없애야
진통제 불충분땐 스트레스로 인해
체력저하 가져와 암치료 방해할 수도
약물·신경차단술로 신체적 고통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 찾아
암 ‘진통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암 치료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적절히 치료되지 않아 암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하게 되는 환자도 적지않다. 특히 일부는 극심한 암성 통증으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암성 통증이란 암 환자가 겪는 통증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암 자체에 의해 발생된다. 다른 원인으로는 암 치료로 인한 일련의 부작용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신 쇠약에 따른 무력감, 면역력 약화로 인한 세균성 혹은 바이러스성 감염의 부작용으로 신경 통증이 발생될 수 있다. 혹은 암과 관계없이 환자가 갖고 있던 기존 질병과 복합돼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암성 통증은 통증이 가해져 나타나는 ‘침해수용성 통증’과 신경 기능 변화로 인해 생기는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크게 나뉜다. 침해수용성 통증이란 통증을 감지하는 말초 통각수용체에 기계, 화학, 온도 등의 유해 자극이 가해져 정상적인 통증 전달경로가 활성화돼 나타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계통의 손상 등 1차적인 병변이나 신경기능 변화에 의해 생긴다.

침해수용성 통증은 다시 체성통과 내장통으로 구분된다. 체성통증은 피부, 근육, 뼈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으며, 부위가 국한돼 있어 정확하게 가리킬 수 있다. 그러나 내장통은 간이나 복부 내장 장기의 통증으로, 통증 부위가 모호하고 지속적으로 조이거나 욱신거리는 양상을 보인다. 구역, 구토, 발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혹은 저린 양상이며, 그 부위에 아픈 감각이 떨어지기도 하며 통각 과민이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을 느끼거나 혹은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큰 통증이 생기는 이질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암성 통증은 암 환자 삶의 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며 ‘제5의 활력징후’라고 해서 암 환자의 활력 징후(혈압·맥박·체온·호흡)와 더불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성 통증은 질환의 종류, 진행 정도, 환자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통증 정도가 다르다. 통증은 암이 생기는 신체 부분 혹은 이와 상관없는 부위에도 발생되므로, 암 환자의 통증은 암으로 인한 통증인지 또 다른 질환이 발생된 것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원인이 되는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신경차단술 등을 시행한다.

약물치료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암성 통증 환자의 진통제 사용의 기본 원칙은 경구 혹은 경피(피부에 붙이는 방법)로 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지속적인 통증 평가를 하는 것이다. 암성 통증의 경우 신체적인 고통을 덜어주는 진통제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이 함께 사용될 수 있다.

김진영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우리나라 환자 및 보호자의 경우, 진통제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가 있어 진통제 투약이 불충분할 경우가 많다”면서 “진통제의 투여는 암의 진행과는 관계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진통제의 투약이 적어 통증 조절이 잘 되지 않은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 저하로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진통제 투여로 통증을 제거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신경 차단술이 있다. 약물 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없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약물 용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신경을 차단한다. 해당 부위의 종양을 직접 치료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사선 치료 요법도 있다. 또 통증의 인지적, 정신적, 사회적 요인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물리적, 심리사회적 치료도 실시한다.

김 교수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진통제 사용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진의 치료에 대한 부적절함도 있지만, 환자 및 보호자의 진통제 사용에 대한 오해가 크게 작용한다”면서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위해 암성 통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절실하며, 민간요법에 의지하기 보다는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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