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대구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산업, 의료관광

  • 입력 2011-10-26   |  발행일 2011-10-26 제30면   |  수정 2011-11-29
관광 인프라 부족한 대구, 한국 최고 수준인 의료
‘메디시티’ 전략에 맞춰, 지역·대학·산학 연계
신성장 산업으로 키워야
20111026

2010년 경제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여행 인구는 6천만명이었다. 중국 역내(域內)인 홍콩과 마카오까지도 해외여행으로 포함한 수치이다. 중국 역외(域外) 국가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는 한국이다. 재작년 기준으로 134만명 정도였다. 그런데 금년에는 2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껏 한국은 만성적인 관광 적자국 혹은 관광 후진국으로 불려왔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 선호 열풍이 불게 되면서 갑자기 기쁜 소식들이 사방에서 들려오고 있다. 해마다 한국을 찾는 인바운드(inbound) 여행자 수는 700만명을 오르내렸다. 그 수치는 800만명을 넘어, 곧 ‘1천만명 해외 관광객 시대’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더욱 희소식인 것은 기존에 서울만을 여행하고 돌아가던 중국인들이 제주도, 부산, 인천과 같은 다양한 지역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초순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의 최고 관광지는 단연 제주도다.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는 다른 나라 관광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1인당 240만원 정도, 지출 총액으로는 2조7천억원에 이른다.

2015년까지 중국의 해외 여행자 수는 1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10%만 한국을 찾아도, 우리는 ‘단일국가 관광객 1천만 시대’를 곧 맞게 된다. 대구는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이용한 관광객이 5시간, 2시간이 더 걸려 와야만 하는 ‘교통 오지’이다. 게다가 심미안이 높아진 관광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호텔이나 음식점, 각종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적 기준으로 볼 때 대구감영과 대구읍성은 크게 미달되는 문화경관들일 뿐이다.

그러면 관광대국으로 부상하는 이즈음 대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의료관광에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의 의료 기술은 세계적 수준인 데다가 비용도 싼 편이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성형, 피부미용, 치과, 건강검진 등은 특히 강세이다.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4개의 대학 부속 양방 병원과 1개의 한방 병원(대구한의대 병원)을 보유한 대구는 의료 기반 시설에 관한 한 한국 최고 수준이다. 2007년 서울을 제외한 지방 우수 의료기관 평가에서 대구가 1위를 차지한 저력이 여기에 있다. 결국 문화 경관과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대구가 가야할 길은 의료관광산업뿐이다.

의료관광으로 초점을 맞추면 대구가 유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구는 2009년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의료 기반 도시이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제적으로 각인된 세계화된 도시이다. 2008년 대구시가 앞장서서 설정한 ‘메디시티 대구’ 프로젝트는 한발 앞선 전략이라 여겨진다.

금년에 대구한의대는 ‘한방산업지원센터’와 공동으로 ‘한방의료체험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600여명의 해외 관광객이 우리 대학에서 제공하는 체질에 맞는 한방차 및 약선 요리, 한방 피부마사지, 미소 안면 침 시술 등을 받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 대학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만족했다. 우리 대학은 한방병원의 1층을 아예 의료체험 관광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구축하고자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중이다. 지역과 대학이 산학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것은 지역과 대학이 상호 윈-윈하는 새로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대구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의료관광에 관심을 돌려보자.

이준구 대구한의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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