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이 꽉 찼는데 티켓판매 부풀렸다니…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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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9-01 00:00  |  수정 2011-09-02

관중석이 꽉 찼는데 티켓판매 부풀렸다니…
1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멀리뛰기 예선에서 출전선수들이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연일 관중석이 만석이지만 TV에 비춰지는 모습은 항상 텅빈 관중석만 나와서다. 왜일까. 확인한 결과,  여기에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측의 기본방침에서 비롯된 요인이 크다.
 

TV속 대구스타디움 관중석의 빈자리는 대부분 프리미엄석과 미디어석, 선수단석 등이다. 이 자리는 말그대로 지정석이어서 일반인들에게는 할애되지 않는 곳이다. 가장 빈 좌석이 많은 곳은 미디어석. 무려 7천여석이나 되는 이곳은 스타디움 하단부에서 상단부까지 3개블록이 길게 이어져 있다. 우사인 볼트 등 스타급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취재진들의 편의을 위해 좌석을 대거 할애한 것이다. 하지만 좌석규모는 크지만 이 곳은 비어있을 때가 많다. 취재업무특성상 이동이 잦기 때문이다.
 

경기가 없는 선수단들이 수시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한 선수단석(1천375석)도 자주 빈다. 선수단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자국 선수경기나 스타급 선수들의 경기가 없으면 자리를 뜬다. 공교롭게도 이 자리는 카메라발이 잘 받는 전광판밑이어서 방송보도의 뒷배경 화면으로 자주 잡힌다.
 

설사 미디어석과 선수단석 자리가 비어있다더라도 IAAF는 일반인들의 접근을 절대 허용치 않는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당장은 비어 있어도 언제라도 선수나 취재진들이 찾을 수 있다는 이유다.
 

IAAF가 초청한 IOC위원 등 VIP들을 위한 프리미엄석(2천355석)이 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회식이나 빅 경기가 있을 때는 VIP가 자리를 지켰지만 대회 중반을 넘어서자 별도 일정때문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자리 역시 상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본부석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스타디움 최상단부인 D층이 모두 대형 천으로 뒤덮어 놓은 것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이 곳은 당초 IAAF가 육상경기관람에 있어 6만여석규모는 너무 많다며 상단부에 환경장식을 해줄 것으로 조직위에 권고했다. 이에 조직위는 D층이 경사가 급해 사고 위험이 있다는 점과 관중 확보에 대한 부담이 경감된다는 점을 감안, 대형 천으로 좌석(2만여석)을 덮어놨다.
 

이에 조직위의 입장권 집계에는 프리미엄석 등 지정석과 가용하지 않는 상단층(D층)을 제외한 나머지 3만5천여석만 포함됐고, 이 기준으로 하면 연일 만석 가까이 관중이 꾸준히 찾고 있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흠집내기에 혈안인 일부 중앙 언론사등은 연일 이러한 상황을 곡해해서 대서특필하고 있다. 관중이 너무 적고, 티켓 판매현황을 부풀린 것이 아니냐 것. 경기장 최상단부를 천으로 덮은 것에 대해선 만석 분위기를 위해 조직위가 꼼수를 쓴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여기에 영문도 모르는 시민들조차 동요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러하자 조직위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IAAF 방침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자력으로 손을 쓰기가 힘들어서다.
 

하지만 조직위는 부랴부랴 지난달 30일부터 선수단과 미디어석 일부공간에 대해 IAAF에 양해을 얻어 일반인들의 참관을 수락했다. 하지만 가용 좌석이 한정돼 큰 효과를 보기는 힘는 상황이다.조직위측은 "관중석 활용에 있어 융통성을 발휘하고 싶지만 IAAF 방침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며 "표를 구하고 싶어도 좌석이 없어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IAAF가 남은 기간동안이라도 운영의 묘를 잘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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