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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거울’과 ‘치마 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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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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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동 <대구 다사고 교사>
‘미(美)’는 인류가 가장 집착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감각 기관을 통해 인간에게 좋은 느낌과 기쁨을 주는 아름다움’입니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요. 각자가 추구하는 생활방식과 취향이 다르다 보니 ‘미의 기준’ 또한 서로 다를 것입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잡지 편집자 나이젤은 주인공 앤디에게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의 가치를 대놓고 비웃습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사람들은 외치지만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외모를 지향하는 산업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조차도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외모의 아름다움에 끌리기 마련이며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위선자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미(美)’에 대한 또 다른 생각도 있습니다. 알제리 사하라 사막에 암자를 짓고 유목민 투아레그족들과 함께 생활한 프랑스 가톨릭 사제 샤를르 드 푸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배웠습니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이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다음은 무언가 다른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실제로 매우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이야기 나누고 눈빛과 생각을 한참 교환하게 되면 마침내 그 사람의 내면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순간부터 그의 외모가 아닌 내면과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미’에 순간적으로 마음을 뺏기지만, 결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과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다고 내면의 아름다움만이 진정한 것이라고 말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우 상반된 두 가지, 즉 외모와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복잡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것입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며 내면이 어떠한지를 탐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외모 또한 함부로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 사람들은 유명한 스타들처럼 화려하게 자신을 치장하지 않아도 늘 자신의 외모가 풍기는 분위기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자신이 지닌 삶의 지표와도 많은 연관성을 지닙니다. 그 생각들을 담아 우리는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우리 주변에 사 모읍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결국 우리 내면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실제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반사 도구와도 같습니다.

러네이 엥겔른의 책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외모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테드(TED) 강연에서 외모 강박 때문에 낭비되는 여성의 시간과 돈,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가는 과학적 연구 사례는 물론 실제로 외모 강박과 싸우고 있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외모 강박이 어떻게 여성의 능력과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는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교묘하고도 철저하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외모 강박에 맞서는 19명의 여성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외모 강박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지난 주 출장 차 방문했던 서울의 한 고등학교는 여학생들에게 치마 교복을 구태여 구입하지 않도록 한다고 합니다. 여학생도 남학생처럼 바지 교복을 입고 교실에서 복도에서 마음껏 편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학교 측이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여학생은 치마를 입고 여학생다운 외모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작은 규칙의 변화가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학교 공간을 지키고 있는 ‘작은’ 제도나 규칙이 외모나 미(美)에 대한 강박을 ‘거대하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입니다.
김언동 <대구 다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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